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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시

산 // 김영석

 

 

 

아주 먼 옛날

가슴이 너무나 무겁고 답답하여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한 사내가

밤낮으로 길을 내달려

마침내 더는 나아갈 수 없는

길 끝에 이르렀습니다

그 길 끝에

사내는 무거운 짐을 모두 부렸습니다

그 뒤로 사람들은 그 길 끝에 이르러

저마다 지니고 있던 짐을 부리기 시작하고

짐은 무겁게 쌓이고 쌓여

산이 되었습니다

이 세상 모든 길 끝에

높고 낮은 산들이 되었습니다

 

 

 

 

 

 

 

 

 

 

 

2013년 1월 계방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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