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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비박산행

지리산 바래봉 비박산행 1일

 

 

2012.12.30(일)

 

 

 

용산리 주차장 출발(3:30)_ 비박지 도착(5:50)

 

 

 

 

 

 

 

친구와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지리산 바래봉 비박산행에 나섰다.

서울에서 인월까지 버스 시간이 거의 4시간이나 걸렸고, 점심을 먹은 후,

택시(1만 2천 원)를 타고 출발점인 용산리에 도착하니 3시 30분이 다 되었다.

 

 

산행로 입구 한켠에선 눈썰매장 통제 소리가 요란하다.

언제부터인가 이곳도 태백산처럼 눈꽃축제를 한 달간 벌이고 있는데

눈썰매장 호루라기 소리만 요란하고 황량하다.

우리를 태워다 준 운전기사분도 눈꽃축제에 콧방귀를 뀐다.

 

 

 

 

 

 

 

 

 

입구부터 진하게 눈을 밟으며 올라간다.

토요일인 어제 올라 비박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들 10여 명과 마주쳤다.

그들의 행복한 얼굴을 보며 한껏 가슴이 부푼다.

 

 

 

 

 

 

 

 

 

 

바래봉 정상 부근의 찬란한 설화가 발걸음을 재촉한다.

네팔 트레킹 때 설산을 바라보며 걷던 추억이 떠오른다.

왼쪽으론 허브마을도 있다.

 

 

 

 

 

 

 

 

 

 

 

 

 

 

 

 

 

 

 

 

 

 

 

 

 

 

 

 

산에만 눈이 온 것이 아니다.

운봉읍 논과 밭 들판에도 많은 눈이 내렸다.

말 그대로 온 천지가 눈으로 덮인 설국이다.

 

 

 

 

 

 

 

 

 

 

 

 

 

 

 

 

 

 

 

 

 

 

 

 

 

 

 

 

조금 전까지만해도 파란 하늘이 눈과 어울렸는데,

갑자기 회색면류관을 쓰더니 간간히 눈발을 날린다.

강렬한 겨울산 사진은 이것으로 끝이 났다.

 

 

 

 

 

 

 

 

 

 

산행로는 이처럼 차도처럼 뻥 뚫렸다.

매년 5월이면 열리는 철쭉제, 바래봉 철쭉꽃 군락지에 가려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위한 왕도다.

넓직한 길을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올라간다.

늦은 시각 탓인지 하산하는 몇 사람만 만났다.

 

 

 

 

 

 

 

 

 

 

 

 

 

 

 

 

 

 

고도를 높여감에 따라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

눈의 힘이 강했고, 늦은 시각 높은 고도 때문에 공기가 매서웠다.

원래 우리의 비박산행 계획은 계방산과 그 주변에서 머무르며 새해 첫날을 맞으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지역에 강추위가 몰려오고, 이곳은 그나마 따뜻할 것이란 일기예보에 따라 이곳을 찾아왔는데

현실은 꼭 그렇지만 않았다. 이곳도 만만치 않은 추위가 맹위를 떨친다.

금년 겨울은 유난히 춥다. 아니 겨울 본래의 모습을 찾은 듯하다.

 

 

 

 

 

 

 

 

 

 

 

 

 

 

 

 

 

 

 

 

 

 

 

 

 

 

 

 

 

 

 

 

 

 

 

 

 

 

 

 

 

 

 

 

 

 

 

 

 

 

 

 

 

 

 

 

 

 

 

 

 

 

 

 

 

 

 

 

 

 

 

 

 

추위의 강도에 비례해 겨울산은 그만큼 더 아름다웠다.

나뭇가지 위에 눈꽃 또는 안개꽃들이 꼿꼿하게 피어 있었다.

눈을 즐겁게 하는 이 풍경을 즐길 것인가, 코끝을 울리는 강추위를 슬퍼할 것인가.

 

 

 

 

 

 

 

 

 

 

색온도도 점점 내려가고.......

 

 

 

 

 

 

 

 

 

사진은 점차 흑백으로 바뀌고

 

 

 

 

 

 

 

 

 

 

 

 

 

 

 

 

 

 

 

하늘도 노을로 물들고 눈도 물들고

 

 

 

 

 

 

 

 

 

 

산에도 마을에도 점차 어두움이 내려앉는데,

우리는 산으로 올라간다.

 

 

 

 

 

 

 

 

 

 

 

 

 

 

 

 

 

 

 

산호초도 물들고

 

 

 

 

 

 

 

 

 

순식간에 온도가 내려간다.

바래봉 바로 아래서 다행히 텐트를 쳤던 비박지를 쉽게 찾았다.

주변에 텐트 7,8동 정도가 이미 진을 치고 있다.

텐트를 서둘러 설치하고 온도계를 보니 텐트 안 온도가 영하 12도를 오르내린다.

바깥은 체감온도가 영하 20을 훨씬 넘을 것이다.

강한 바람에 텐트가 출렁인다.

고라이트의 샹그릴라3을 식당용으로 갖고 왔지만, 귀찮다.

우선 커피 한 잔으로 몸을 녹이고,

내 텐트를 식당 삼아

인월에서 사 갖고 온 순대국을 안주 겸 반찬으로 술 한 잔과 저녁을 먹는다.

밤이 깊어질 수록 온도계는 점점 내려갔다.

지리산 서북능선 줄기를 타고 내달리는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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