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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비박산행

운탄고도 비박산행 2일

 

 

2012.12.23(일)

 

 

비박지 출발(12:15)_ 화절령 (1:25)_ 폭포주차장(2:40)

 

 

 

 

 

 

 

텐트 문을 열어 젖혔다. 눈부신 하늘이 나를 맞이한다. 게다가 눈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이래서 겨울 비박산행을 한다.

 

 

 

 

 

 

 

 

 

 

동해엔 황금빛 바다가 있고, 설국엔 황금빛 눈삽이 있다.

 

 

 

 

 

 

 

 

 

 

 

 

 

 

 

 

 

 

 

몹시 추웠지만 밖으로 나와 산책을 했다.

나뭇가지마다 눈꽃이 피고 하늘은 푸르다 못해 눈이 시렸다.

어제와는 날씨가 완전히 딴판이다.

 

 

 

 

 

 

 

 

 

 

 

 

 

 

 

 

 

 

 

 

 

 

 

 

 

 

 

 

 

 

 

 

 

 

 

 

 

 

 

 

 

 

 

 

 

 

영하 15도의 날씨, 체감온도는 아마 20도 쯤 되었을 것이다.

느긋하게 자기로 해 아침밥을 먹은 것은 오전 10시 반,

각자 텐트 안에서 밥 말은 라면을 먹었다.

닭가슴살을 얹으니 그럴 듯하다.

 

 

 

 

 

 

 

 

 

 

우리가 비박했던 곳 바로 위는 하늘길 트레킹 코스.

어제와는 달리 10여 명의 산행객들과 마주쳤다.

 

 

 

 

 

 

 

 

 

 

만항재에서 이곳에 오기까지는 조금 밋밋한 코스였지만,

이 구역은 하늘길 명성답게 심심하지가 않다.

 

 

 

 

 

 

 

 

 

 

 

 

 

 

 

 

 

 

 

 

 

 

 

 

 

 

 

 

 

 

 

 

 

 

 

 

 

 

 

 

 

 

 

 

 

 

 

 

 

 

 

 

 

 

 

 

 

 

 

 

 

 

 

 

백운산의 마운틴 탑

 

 

 

 

 

 

 

 

 

 

 

 

 

 

 

 

 

 

 

 

 

 

 

 

 

 

 

 

 

 

 

 

 

 

 

 

 

화절령, 꽃을 꺾으며 넘는 고개.

100미터 아래에 있다는 도롱이 연못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몇 갈래 길이 있고, 그 길마다 산악회 리본이 달려 있다.

게다가 몇몇 발자국이 길마다 있으니 도대체 방향을 잡을 수가 없다.

 

 

 

 

 

 

 

 

 

 

 

 

 

 

 

 

 

 

 

 

 

 

 

 

 

 

 

 

 

 

 

 

 

 

 

 

 

이곳인가?

그러나 돌아와 인터넷으로 확인해 보니 이곳이 아니다. 이곳보다 훨씬 넓다.

탄광이 꺼지면서 생긴 연못인데,

광부의 아내들이 도룡뇽을 방생하고 그 생사에 따라 자신의 남편 생사를 점쳤다는 곳.

 

 

 

 

 

 

 

 

 

 

 

 

 

 

 

 

 

 

두위봉이 힐끗 보인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화절령사거리.

여기서 그냥 앞으로 내달리면 새비재로 이어지는 운탄고도다.

우리는 이미 이곳에서 산행을 마치기로 했기에 오른쪽으로 꺾어진다.

언젠가 걸어야 할 길.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옛 탄광촌 막사.

1980년 4월, 이곳에선 엄청난 비극이 있었다.

 

 

광부들은 30-40도를 오르내리는 탄광 내에서 진폐증의 두려움을 안고 일을 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주어지는 돈은 월 15만 원.

그러나 그들이 작업 환경 개선이나 월급 인상을 호소할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모든 권력 기관은 업자의 손만을 들어주었고, 어용 노조 위원장은 자신의 배만 불리었다.

 

 

1980년 민주화의 봄이 오던 시절, 이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했고,

업자는 40% 인상에 동의한다.

그러나 어용노조 위원장은 업자와 몰래 20% 인상안에 도장을 찍으니

광부들은 그의 사퇴를 요구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그러자 위원장은

'나는 도지사가 임명한 노조위원장'이라며, 사퇴는 있을 수 없고, 자신이 도장을 찍은 인상안만이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광부들은 위원장 사퇴와 노조 위원장 직접 선거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니

경찰들이 출동해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전두환 정권은 군을 투입해 강제 진압하고

81명을 구속하는데, 그 모두가 모진 고문을 당한다.

그리고 보도 지침으로 통제를 받고 있던 신문들은 대서특필한다.

_ 불순분자들이 선동해 일으킨 난동

 

 

이 사건은 박정희 시절 있었던 산업화의 명암과 노조 탄압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자,

전두환 정권의 폭력성을 처음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세상은 바뀌었다.

이들의 아픈 상처를 달래겠다며 이곳에 강원랜드를 설립했으나,

원초적으로 상처를 입었던 그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저곳에서 흘러내린 떡고물을 여러 권력자가 나누어 먹으며 히히덕거릴 것이고,

도박 중독증에 걸린 사람들은 오늘도 저곳에서 밤을 새고 있을 것이다.

 

 

 

 

 

 

 

 

 

 

하이원하늘길 출발점 또는 종착점.

우리의 원래 계획은 운탄고도 마지막 지점까지 가 예미역에서 기차를 이용해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발을 멈추어 사북역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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