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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비박산행

서리산 비박산행 1일

 

 

2012.3.24(토)

 

 

축령산 자연휴양림(2:45)_ 절고개(4:00)_ 억새밭사거리(4:15)_ 서리산 정상(5:17)_ 전망대(5:32)

 

 

다시 나홀로 비박산행에 나섰다. 원래는 보길도에 가려 했으나,  남쪽 지방에 강풍주의보가 발령

되어 이곳저곳 눈치를 보다가 서리산으로 향했다.강원도 지방에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을 듣기는

했으나, 눈에 대한 미련을 떨치고 나섰는데 결과적으로 눈과 또 마주쳤다. 택시 기사분이 한  1,2

센티미터 눈이 살짝 깔렸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실제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3월 말에 폭설이

라니, 그것도 서울 근교산에! 그건 그렇다치고 봄마중은 언제나 하려나.

 

 

 

 

 

 

 

축령산 자연휴양림 홈피에 있는 버스 시간표를 보고 왔다.

그러나 마석역에 내리니 그 시간표와 맞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휴양림으로(12000원).

 

 

 

 

 

 

 

 

비박배낭을 꾸러 경춘선을 타고 올 때 북한산에 내린 눈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어젯밤에 그렇게 눈이 왔나?

이곳에 와 보니 눈이 상당히 쌓였다.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아이젠을 갖고 오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

 

 

 

 

 

 

 

 

 

 

 

 

 

 

눈 쌓인 얼음의 골짜기 아래로
흘러가는 찬 물소리,

어쩌면 내 삶은
말 못하는 짐승 같은 것으로 다시
태어날지 몰라, 중얼거리면서

속이 훤히 비치는 물소리에 기대어
마음은 오래 묵은 흙처럼
착해지고

떨어진 황혼의 깃털 하나에도
절하고 싶은 것을.


 

물소리에 기대어 / 전동균

 

 

 

 

 

 

 

 

푸른 숲, 하얀 눈 그리고 눈부신 태양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광을 빚어내고 있었다.

 

 

 

 

 

 

 

 

 

 

 

 

 

 

 

절고개

 

 

 

 

 

 

 

 

서리산 방향.

축령산 방향보다 훨씬 사람 발길이 없어 내심 걱정했는데,

앞서서 두 부부가 길을 내며 걷는다.

 

 

 

 

 

 

 

 

축령산 정상

 

 

 

 

 

 

 

 

 

 

 

 

 

 

 

 

 

 

 

 

 

 

 

 

 

 

 

 

 

 

 

 

 

 

 

 

억새밭사거리.

보통 출발점에서 축령산으로 가려면 절고개로

서리산에 가려면 저 억새밭사거리로 오른다.

그래야 훨씬 쉽고 빠르게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오늘 환상적인 눈길이 있어 일부러 절고개를 돌아 이곳으로 왔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눈이 춤추고 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이번 주 보길도 여행 계획에 가슴 설렜는데,

주말 그쪽 지역에 15 정도의 바람이 분다고 해서 포기했다.

그런데  이곳도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5 정도의 바람?

 

 

 

 

 

 

 

 

 

 

 

 

 

 

 

 

 

 

 

 

 

 

서리산 정상, 겨우 몇 사람의 발자국만 있다.

 

 

 

 

 

 

 

 

전망대

 

 

 

 

 

 

 

 

 

 

 

 

 

 

 

 

 

 

 

 

 

 

오늘 비박을 계획한 곳은 가평군 상면 상동리의 잣나무 숲이다.

전망대에서 조금 더 내려가 상동리로 향하는 길로 가야 한다.

그러나 전망대 근처에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어젯밤 갑자기 눈이 내린데다가,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전망대부터 길이 희미하다.

무릎까지 빠진다.

하물며 상동리로 내려가는 길은 무척 가파르고 사람들이 잘 안 다니는 길이다.

이 길도 이러한데 그쪽 길은 러셀을 하며 내려가야 할 것 같았다.

조금 더 진행하다 포기하고 전망대로 되돌아왔다.

 

상동리 잣숲은 작년에도 악연이 있다.

친구가 춘천서 달려 와 함께 하기로 했으나, 차도가 막혀 그 친구가 되돌아 갔다.

결국 나는 상동리 잣숲으로 가는 길목에서 그냥 주저앉아 비박을 한 적이 있다.

 

 

 

 

 

 

 

 

 

 

 

 

 

 

 

 

 

 

 

 

 

 

텐트를 세우려 할 때 바람이 엄청나게 심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전망대는 무풍지대다.

다른 곳과는 달리 눈도 곱게 쌓여 있다.

미니 삽으로 대충 치우고 발로 눈을 밟아 비박지를 만들다.

 

오늘 원래 계획은 상동리 잣숲에 텐트를 치고 내일 늘어지게 잠을 잘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곳에 텐트를 세운 이상 내일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 같다.

이점이 못내 아쉬운 점, 그래도 전망 좋은 곳에 바람을 피해 잠자리를 만들었으니 만족해야 하리.

 

 

 

 

 

 

 

 

또 매트리스가 말썽이다.

마개를 닫는데 20여 분 이상을 낑낑거렸다.

게다가 머리 부분이 혹부리 영감 혹처럼 부어 올랐다.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일까?

밤에 바람이라도 새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러나 아무런 문제 없이 밤을 보냈지만 이놈의 혹 때문에 계속 찜찜하다.

 

 

 

 

 

 

 

 

 

 

 

 

 

 

 

텐트를 세운 후 뒤에 있는 언덕에 올라 지는 해를 보다.

 

 

 

 

 

 

 

 

텐트 안으로 들어와 커피 한 잔으로 몸을 덮이고, 물을 끓여 날진통에 넣은 다음 보온 커버에 넣고

침낭 안에 집어 던진다.

mp3 음악을 들으며 식사 시간.

북어국과 누룽지 그리고 오늘도 변함없이 항정살이 메뉴다.

원래 고기를 좋아하는 식성은 아니다.

그러나 준비가 간단하고 요리가 편해서 늘 갖고 간다.

이제 메뉴를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서리산에서의 밤도 이렇게 깊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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