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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시

두타산(頭陀山) // 김장호

 

 

 

 

 

 

 

2013년 10월 두타산 정상에서

 

 

 

 

 

 

 

주는 자는 안다

저에게 있는 것이 무엇이며

없는 것이 무엇인가를.

 

 

 

인간을 떠나는 자는 안다

인간이 가진 것이 무엇이며

안 가진 것이 무엇인가를.

 

 

두타산에 오르면

내게 줄 것도 깨칠 것도

없다는 깨침.

 

 

 

그것은 삼화사(三和寺) 뒤 무릉계(武陵溪)에

앉아서는 모른다.

미노천(未老川) 천은사(天恩寺) 터전에서 쳐다보기만 해서는 모른다.

 

 

 

땀을 흘리며 인두겁을 벗으며

용추폭을 거슬러 신령스러운 나비의 주검도 보고

문간재를 기어올라 망군대, 청옥산

 

 

 

박달령을 건너질러 두타산 정수리에

머리카락을 날려본 자의 눈에만 보인다.

 

 

 

발 아래 구비구비 푸샛 것들을 보듬고

정선골을 누비며 아리아리 아라리

젖줄을 물려주는,

주는 자의 기쁨

깨친 자의 비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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