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9(토)
평내호평역 출발(2:35)_ 암반약수(3:28)_ 안부(3:45)_ 비박지 도착(4:00)
만성 폐쇄성 폐질환 판명을 받고 나서 첫 비박산행. 치료을 받은 지 벌써 10여 일이 지났다. 일상 생활에 불편함
은 없지만, 과연 내가 산행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의사가 당분간 무리를 하지는 말라고 했지만,좀
이 쑤신다. 게다가 맑은 공기 맞는 것은 환영할만한 것이리라.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하다 보니 남
양주시의 백봉산이 떠오른다. 사실 혼자 간단히 다녀올 생각이었다. 그러나 어찌 이야기 하다 보니 블로그를 통
해 알게된 자유새님과 하율님이 동행해 주시겠다고 한다. 나로서야 고마운 일,떠나기 전 짐을 꾸리며 벌써 가슴
이 설렌다. 이제 비박산행은 아예 중독이 되었다.다행인 것은 그래도 이것이 내 질환을 다소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상봉역에서 매시 정각에 춘천으로 가는 직행 전철이 있다.
채 20분이 걸리지 않아 도착한 평내호평역.
2번 출구로 나와 백봉산을 바라보면서 걷는다.
오르며 되돌아 본 역 방향.
오전에 잠시 비가 내렸으나 오후엔 흐리기만 했다.
작년 초가을, 친구와 함께 이 길을 지날 때 초등학생 하나를 만났다.
산에 다니는 것이 좋다던 그 꼬마, 아버지를 뒤로 따돌리고 우리와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산골에 자라면서도 나는 왜 산을 늦게 알았을까?
약수터, 그러나 물 마시는 사람을 볼 수가 없다.
동네 주민이었던 그 아이의 아버지가 이 물을 이용하지 말란다.
뒤에 나오는 암반 약수를 추천했다.
바로 이곳이다.
여기서 자유새님이 물바가지를 써, 혼자 물짐을 지셨다.
비박지까지 멀지 않다. 여기서 모든 물을 준비하다.
안부로 오르는 길.
숨을 헐떡이며 올랐다.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특별히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뭔가 시원하게 숨이 뚫리지는 않는 것 같다.
자격지심으로 그러는 것인가?
안부 너머에 있는 비박지로 가는 길.
비박지에 도착하다.
이날 세 사람이 지은 집은 모두 인테그랄디자인 텐트.
앞과 뒤의 오른쪽은 MK1 라이트, 뒤 왼쪽은 Mk1 Xl.
하율님의 집, 인테그랄디자인 mk1 xl.
mk1 lite와 폭은 같지만, 길이는 조금 더 길다.
앞문의 모기장이 더 크고, 앞문에 약간의 처마가 있는 점도 다르다.
인간만이 쓰레기를 배출한다.
지금까지 비박산행을 하며 주로 먹었던 오리고기, 소고기 대신 오늘은 돼지고기 항정살을 처음 준비하다.
맛이 깔끔하다. 앞으로 이 고기도 메뉴에 넣어야 할 듯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든 작든 서로 다른 자신만의 산행 스타일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날 불 앞에 모여 앉은 세 사람의 공통점은 나홀로 비박산행을 즐겼던 사람들.
사람들에게 치이고 싶지 않다는 출발점에서 시작해 상당히 많은 접점에서 공통으로 만났다.
참 아이러니하다.
나홀로 비박산행 즐기던 사람들을 만나, 내 비박산행 이력상 가장 늦은 시각에 잠을 자다니!
하율님이 피 묻은 고기는 안 드신단다.
에혀......그래서 고기 1인분이 남았다.
그런데 언뜻 생각이 스쳤다.
식단을 더 간결히, 고기를 뺀 식단을 궁리했었던 적이 있는데.......
다시 탐구생활에 들어가 봐?
오늘 처음 갖고 간 소토의 마이크로 레귤레이터 스토브.
화력이나 미세 화력 조절 능력에서 만족한다.
낮아진 기온에서의 성능은 어쩔지 궁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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