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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비박산행

각흘산_명성산 비박산행 2일

 

 

 

2011.10.24(월)

 

 

비박지 출발(11:52)_ 명성산 정상(12:02)_ 헬기장(1:05)_ 팔각정(1:54)_ 궁예약수(2:10)_  등룡폭포(2:58)

비선폭포(3:45)_ 명성산 주차장(3:58)

 

 

어젯밤부터 가을비가 계속 내렸다. 잠을 자는 동안 몇 번 눈을 뜨고 밖으로 나가 볼일을 보았어야 했는데

비 때문에 귀찮아 꾸욱 참고 그냥 침낭 안에 있다 보면 다시 눈이 스르르 감겼다.

 

 

 

 

 

 

 

 

일곱 시경 잠시 비가 멈추었다.

텐트 밖으로 나오니 안개가 자욱해 아래 세상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셋이 함께 식사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때, 다시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각자 텐트 안으로 들어가 비가 그칠 때까지 잠깐 눈을 붙이기로 했다.

그러나 한 번 뜬 눈이 다시 감기지 않는다.

 

 

 

 

 

 

 

 

 

 

 

 

 

 

 

엠피3로 무료함으 달래기도 하고.......

 

 

 

 

 

 

 

그렇다고 마냥 있을 수도 없는 일, 짐을 꾸렸다.

안개비 정도이니 그냥 걷기로 했다.

 

 

 

 

 

 

 

 

안개가 점점 더 심해진다.

 

 

 

 

 

 

 

 

비박지를 떠나며.

함께 비박을 했던 분은 산안고개에 차를 세워두어서 그냥 하산이다.

우리는 명성산 정상을 거쳐 내려갈 것이다.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지다.

 

 

 

 

 

 

 

 

비박지 바로 위에 있는 삼거리, 여기서 정상은 오른쪽으로 조금 가면 있다.

하산은 그곳에서 다시 내려와 이 삼거리 왼쪽으로 간다.

 

 

 

 

 

 

 

 

명성산, 또는 울음산.

서기 901년 궁예는 송악에 도읍을 정했다, 5년 후 지금의 철원 평야로 옮겨 태봉국이라 칭한다.

그러나 그의 부하였던 왕건에게 쫒겨 이곳으로 피난해 와 망국의 슬픔을 이기지 못해 울음을 터뜨리니

그의 신하들과 말들도 함께 울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

결국 그는 부하의 손에 이 산에서 운명을 다한다.

 

 

 

 

 

 

 

 

 

 

 

 

 

 

 

 

 

 

 

 

 

 

 

 

 

 

 

 

 

 

 

 

 

 

 

누이야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 오던 것을
더러는 물 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
살아오던 것을
그리고 산다화 한 가지 꺾어 스스럼 없이
건네이던 것을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그 눈썹 두어 낱을 기러기가
강물에 부리고 가는 것을
내 한 잔은 마시고 한 잔은 비워 두고
더러는 잎새에 살아서 튀는 물방울같이
그렇게 만나는 것을

누이야 아는가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눈썹 두어 낱이
지금 이 못물 속에 비쳐 옴을.

 

         송수권/ 산문에 기대어

 

 

 

 

 

 

 

 

 

 

 

 

 

 

 

산능선에서 억새평전도 보이고, 산정호수도 보여야 하건만

짙은 안개 속에 외로이 선 소나무들만이 가끔씩 나타나 궁예의 옛이야기를 들려 준다.

 

 

 

 

 

 

 

 

팔각정, 주말이면 엄청난 사람들로 붐볐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월요일인데다 간혹 비를 뿌리고 있어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햇살을 받아 은빛물결을 이루어야 할 억새평전도 안개비에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궁예약수, 전혀 먹을 수 없는 물이다.

 

 

 

 

 

 

 

 

 

 

 

 

 

 

 

 

 

 

 

 

 

 

 

 

 

 

 

 

 

 

 

 

 

 

 

 

 

 

 

 

 

 

 

이 샘은 그래도 맑다.

 

 

 

 

 

 

 

 

등룡폭포

 

 

 

 

 

 

 

 

 

 

 

 

 

 

 

 

 

 

 

 

 

 

 

 

 

 

 

 

 

 

 

 

 

 

 

 

 

 

 

 

 

 

 

비선폭포

 

 

 

 

 

 

 

 

주차장 앞 식당에서 버섯찌개로 점심 겸 저녁을 먹다.

이후 다소 황당한 일을 겪는다.

30여 분마다 오는 운천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 버스가 왔다.

그런데 기다리던 손님들을 태우지 않고 그냥  내뺀다.

동행한 자유새님이 쫓아가 왜 그냥 가냐고 물으니, 배차 시간 때문에 그냥 가려고 했단다.

이 무슨 황당한 말씀?

어쨌든 그 버스를 타고 운천까지 나온 후, 동서울터미널행 버스를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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