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산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 주로 1회용 수저를 활용했다. 그러나 산행
횟수가 많아지면서 차츰 등산용 수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그렇지만 나의 첫 등산용 수저는 내가 스
스로 결정해 구입한 것이 아닌 고교 동기산악회에서 기념으로 나누어 준 수저였다. 그후에도 이런 저
런 산악회를 통해 여러 벌의 수저를 얻어 사용했다. 심지어 어떤 것은 포장을 뜯지도 않은 상태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까지 했다.
비박을 다니게 되고, 장비 하나하나에 대해 섬세히 준비하면서 그 리스트에 수저도 올랐다. 얻어 사용
하던 수저들은 대부분 부피도 크고, 무게감이 있던 것들이다. 그래서 비박용으로 처음 구입한 것이 스
노우 피크 제품들이다.
스토우 피크의 티타늄 스푼 포크 세트와 젓가락 세트.
티타늄으로 만든 스푼과 포크는 채 40g이 나가지 않고, 자작나무로 만든 젓가락 또한 무게가 28g에
지나지 않는다.휴대성이란 측면에서 보았을 때 상당히 만족스러운 제품들이다. 그런데 실제 사용해
보니 젓가락에 문제가 있었다. 보관할 때 상단과 하단을 분리한 후, 하단을 상단의 빈 공간에 넣고,
마개를 닫도록 되어 있다. 이 마개가 문제였다. 쉽게 풀어져서 분리가 된다.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꽤
나 신경을 써야 한다. 같이 비박을 다니는 사람들 가운데도 이런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고, 실제 잃어버려 젓가락을 폐기처분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 역시 얼마 지
나지 않아 잃어버렸다!
이곳저곳 뒤져서 찾아낸 것이 브룬튼(Brunton)의 접이식 젓가락이다(Folding Chopsticks)이다.
등산 용품 가운데 이 회사 제품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데, 회사 이름을 정확히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지 헷갈렸다. 이번에 안 사실이지만, 정식 수입처에서 브룬튼이라 부르고 있었다. 암튼 이 제
품을 사진으로 보는 순간, 아 이거구나 라고 무릎을 쳤다. 마개가 없고,분리했다 결합하는 방식이
아닌, 그냥 일체형의 접이식 젓가락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제품 역시 속을 썩인다. 가운뎃부분이 뭉툭해 젓가락질이 손쉽지 않다. 유명
장비 회사인데 제품을 왜 이렇게 설계했는지 모르겠다.게다가 젓가락에서 음식 냄새가 심하게 난
다는 사실을 이 제품 쓰면서 알았다. 물론 비박을 다녀오면 바로 배낭을 풀고 설거지를 하지만, 가
끔 젓가락처럼 작은 물건은 며치 배낭 안에 그냥 쳐박혀 있는 경우가 있다. 이 제품의 경우 개방된
형태인데다 주머니까지 없어 자칫하면 배낭 안에서 썩은 내를 진동시킨다.
오히려 그런대로 마음에 드는 제품은 엉뚱한 곳에서 흘러들어 왔다. 금년 봄에 고교 동기들이 구입,
기념으로 나누어 가진 위의 제품이다. 분리형인데 마개는 없다. 게다가 주머니까지 있다.단, 이 제품
은 연결 부위가 몇 번 사용하다 보면 조금씩 풀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이게 제일 편하다. 대나무가
아니라서 후라이팬이나 식기의 코팅을 벗겨낸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우리가 구입했던 곳은 오케이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일반 인터넷에서 훨씬 싸게 구입할 수 있
다. 물론 택배비까지 계산한다면 그게 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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