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4(금)
동서울 버스터미널 출발(1:20)_ 일동터미널 도착(2:30)_ 불땅계곡 입구(3:10)_ 도성고개(4:25)
오랫만에 비박산행에 나선다. 원래는 친구들과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친구
들 스케줄과 맞지 않아 대신 비박동호회를 따라 나선다. 일부 회원들은 이미 어제 출발해, 국망봉
과 민둥산을 거쳐 도성고개로 와 비박을 함께 하기로 했다. 나와 같은 계획을 가진 두 사람은 이미
오전에 출발해 도성고개로 향했다.
일동으로 향하는 버스는 오늘 생애 처음 타 본다. 일동을 거쳐 가는 버스가 무척 많다. 아마 10여 분마다 있는 듯하다. 한북정맥의 산들은 잘 다니지 않았는데 앞으로 이 노선을 이용해 자주 다닐 듯 싶다.
일동에서 내려 택시를 잡는다. 불땅계곡까지 1만원에 다닌다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보았는데, 정상적인 요금에 얹혀진 비용이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미터기를 꺾고 가 보니 9800원이 나온다. 정상적인 요금이다. '불땅계곡'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는 이 입석까지 택
시가 간다.
하차 지점에서 보이는 이 건물 정문을 통과해 건물 왼쪽으로 걸어간다.
몇 분 후, 삼거리가 나온다. 직진하는 길이 넓지만 오른쪽 샛길에 리본들이 달려 있다. 오른쪽 샛길로 향한다.
처음 만나는 표지판이다. 여기엔 불망계곡이라 표시되어 있다.
더 자주 만나는 표지다. 민둥산을 지칭한 듯, '민둥'이라 표시되어 있다.
여기서 하산하던 두 사람을 만나다. 도성고개에서 두 사람이 야영 준비를 한단다. 오전에 출발한 회원들임을 알아챈다. 그런데 한 사람이 행복 끝 고생 시작이라며 앞으로 엄청 가파르다고 겁을 준다.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인가. 집을 나서 동서울로 갈 때 택시를 탔다. 기사분에게 오늘 도성고개에 오른다고 하자 가평쪽에서 오르는 것은 완만하지만 일동쪽에서 오르는 것은 무척 가파르다고 말한다. 그러나 잠시 후 본인은 청계산에 오르는 것도 힘겹다고 말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는데 또 같은 말을 듣다니....... 가파르긴 하다. 그러나 그 가파른 길이 채 30분도 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 세상에 그 정도 가파르지 않은 산길이 어디 있겠는가?
만일을 위해 오래 전에 무릎보호대를 샀다. 배낭 속에 항상 넣고 다녔지만 지금까지 사용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오늘은 처음부터 착용하고 오른다. 이상 신호가 온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말 그대로 보호를 위해 이제는 비박 배낭을 맸을 때는 가능한 보호대를 착용할 요량이다.
나의 동계용 비박배낭인 그레고리 팰리세이드 m사이즈, 80리터다. 비박을 함께 다니는 회원들은 대부분 95-105리터다. 집에서 배낭을 메고 나올 때 무척 커 보이지만, 비박지에 도착해 다른 사람들의 배낭을 보면 내 배낭은 유아용이다. 그러나 더 큰 배낭을 구매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늘 집을 나서기 전 무게를 재 보니 23kg이다. 내 한계선이다. 이 선을 넘으면 비박의 즐거움은 확연하게 줄어든다. 이 배낭에도 비박에 필요한 장비들이 다 들어가고도 남는다. 단 먹을거리를 충분히 가져 가지는 못한다. 그래서 늘 많은 먹을거리를 갖고 오는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한계를 벗어나고 싶지는 않다. 친구들과 함께 할 때, 또는 혼자 할 때는 간편하게 먹기 때문에 이 배낭으로도 충분하다.
8부능선 표지판이다. 이쯤에 이르면 산등성이 확연하게 보인다. 그곳까지 오른 다음, 왼쪽길로 접어들어 10분 정도 가면 도성고개다.
도성고개다. 국망봉 민둥산으로 가는 길, 포천으로 가는 길, 강씨봉으로 가는 길, 가평군 북면 적목리 논남기로 가는 길의 갈래길이다.
일행이 설치한 힐레베르그의 솔로. 사진빨을 잘 받는 텐트다.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자세히 보면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게끔 디자인이 되어서 나의 개인적 평가는 별로다.
나의 잠자리인 인테그랄디자인의 mk1 lite. 여러 면에서 만족스럽다. 곧 사용기를 블로깅할 생각이다.
국망봉을 넘어 이곳까지 오겠다던 본진이 민둥산에서 비박하겠다는 연락을 해 왔다. 러셀을 하며 오느라 지친데다가 어느 지점에선가 알바를 해 도저히 이곳까지 올 수 없겠다고 한다. 결국 우리 비박지에 늦게 온 한 분 포함,넷이서 함께 하다.
이번 비박 기간, 최저 온도가 영하 7도였다. 매트리스는 신 매트7 을, 침낭은 몽벨의 울트라 라이트 슈퍼 스트레치 다운 허거 익스피디션을 사용했다. 편안하게 잠을 잤다. 내가 알기론 영하 17도까지 가능하다. 더 추운 혹한기에는? 이런 것을 걱정해 더 고가의 장비를 사는 사람들이 있는 듯. 나는 그런 날엔 비박을 안 하면 된다!
일상생활에서도 밤문화가 특별하듯, 비박지에서의 밤문화도 특별한 낭만이 있다. 내가 비박을 하는 몇 이유 중 하나다. 서로 모여 앉아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도 좋고, 내 텐트 안에 드러누워 자연과 하나됨을 느끼는 것도 좋다. 바람이 별로 불지 않아 포근한 밤을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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