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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살아가는 이야기

lx3, 물에 빠져 죽기 직전 겨우 살아나다.

 

 

며칠 전 춘천시 동산면 군자리에 가 텐트를 치고 잤는데, 그만 텐트 안으로 물이 들어와 카메라가 물을 먹었다. 깜짝 놀라 카메라를 흔드니 물이 뚝뚝 떨어진다. 여행 내내 마음이 찜찜했다.

 

 

물 먹은 지 이틀째 되는 날 as센터에 전화를 했다. 상황을 설명하니 배터리를 얼른 빼고 가능한 빨리 가져오란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차가 물에 잠겼을 경우 절대로 시동을 걸지 말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런데 카메라에 물이 들어갔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작동 여부를  확인한답시고 스위치를 몇 번 건드렸다. 불안하다.

 

 

다음날 청담동에 있는 서비스센터로 갔다. 쾌적한 분위기의 매장 내에 있던 대여섯 명의 직원이 손님으로는 달랑 한 사람인 나에게 모두 매달려 친절하게 대해준다.

-소금물입니까 빗물입니까?

_빗물입니다.

-그렇다면 살릴 수 있겠네요.

-그런데 배터리를 넣어둔 채 스위치를 켰어요.

-작동했나요?

-아니요.

-그럼 되었습니다. 잠시 기다리세요.

아마 스위치를 켰을 경우, 잠시 작동이 되면 더 큰 위험에 빠지는 모양이다. 그런데 잠시 나온 직원의 말에 가슴이 쿵! 한다.

-수리비가 20만원이 넘겠는데요. 삼일째인데 벌써 많이 녹슬었어요. 어떻게 할까요?

머리가 복잡해졌다. 직원들 말에 따르면 lx3의 후속작인 lx5는 빨라도 9월말이나 풀릴 것이고, 가격은 아직 미정이란다. 초기 가격이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적정 가격이 형성되려면 연말까지 가야한다는 판단이 섰다. 결국 수리를 부탁하고 나왔다.

 

 

몇 시간 뒤 다시 연락이 왔다.

-수리비가 268,000원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 돈을 주고 lx3와 같은 성능의 디카를 사지 못한다면 수리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뭐 어째겠는가? 오 케이.

몇 시간 뒤 다시 전화가 온다. 임무 완수.

뭐 이리 빨라? 아마 접수된 물건이 달랑 내것 하나 뿐이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잠시 후 익사 직전에 처했던 내 사랑 lx3와 재회를 했다.

 

 

 

 

 

 

 

 

 

  물건을 건네 받고 찍은 첫 사진. 직원들과 lx3의 후속작인 lx5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물론 직원들이야 그 후속작에 대해 좋은 말 많이 했지만, 현재 발표된 스펙을 보면 2년 후에 나온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정확한 평가는 실제 그 디카로 찍은 사진들이 널리 퍼지는 때가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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