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2(목)
뱀부 출발(6:51)_ 도반(8:05)_ 히말라야(10:20)_ 데우랄리(12:15-13:30)_ mbc(16:20)
5시 30분 서둘러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본인들이 6시에 아침을 먹으러 온다는 것을 롯지 주인이 어제 저녁에 말했기 때문에 피곤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서둘렀다. 어설프게 잠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는데 어제 보았던 일본인들이 들어온다. 이때 놀라운 상황이 일어났다. 어제까지만 해도 모른 체 눈을 돌렸던 일본인들이 '안녕하세요'하며 우리말로 인사를 한다. 어제 좀 부드럽게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한국에서 준비해간 누룽지와 미역된장국으로 해장을 했다. 숙소의 대부분 트레커들이 하산을 하고, 우리는 위로 올라간다.
뱀부에서 위로 걷는 길. 지금까지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뱀부의 고도는 2310. 뱀부 전까지는 일반인들이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민가가 보였다. 그러나 뱀부부터는 민가가 없고 오로지 롯지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아열대기후인 네팔에서는 뱀부 정도까지 농사를 짓고 있었다.
이국적 풍경을 넘어, 전혀 다른 세계에 와 있다는 생각을 갖는 순간, 데우랄리에 도착한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적막감, 그리고 몇몇 사람만이 움직이고 있는 동네, 뭔가 전진기지와 같은 느낌이 다가오면서, 내가 드디어 안나푸르나 트레킹 종착점 가까이 왔다는 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데우랄리 롯지의 식당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었다. 마치 내가 바그다드 카페에 와 있는 착각을 일으켰다.
우리들 짐을 날랐던 포터들. 왼쪽으로부터 람(45), 아리(28), 바하두스(42), 라메스(21). 람은 원래 포터들 가운데 리더를 하기로 했던 라즈타파가 기권하면서 자연스럽게 리더를 맡았다. 붙임성 있는 원만한 친구/ 아리는 라즈타파가 기권하면서 긴급히 대체되었던 친구. 담배를 많이 피는 탓에 내가 트레킹 중 대여섯 갑을 주었다./ 바하두스는 무척 영리하고 속이 깊었던 친구. 영어도 제일 잘했다. 순복음 교회 초청으로 한국에 누이 동생과 함께 왔었는데, 누이는 개종했지만 이 친구는 라마 불교를 그대로 믿고 있었다. 누이 때문에 가정에 불화가 있다고 고민하던 친구. 내가 만일 또 네팔에 간다면 이 친구와 함께 트레킹을 하고 싶어 이메일 주소와 모바일 폰 번호를 적어 왔다./ 라메스는 나이가 어린 탓인지 처음에는 거의 말을 안 하고 부끄러워하다가 나중엔 귀여운 장난을 하면서 붙임성있게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미혼인 줄 알았는데 5개월 된 딸이 있다는 사실을 트레킹이 다 끝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도반(2600)
히말라야(2920). 우리는 여기서 어젯밤 뱀부의 상황을 고려하여, 포터 람에게 오늘밤 묵을 mbc의 방을 예약하도록 부탁했다. 가끔씩 이런 일을 포터들에게 부탁하면, 그들은 뭔가 큰 일을 하는 것처럼 신이 나 움직였다. 따라서 가끔씩 포터들이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을 주면 서로간에 즐거을 수 있다.
세상이 바뀐다
데우랄리(3200)
우리가 점심을 먹었던 식당.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흔적도 꽤나 많았다.
전통적인 네팔인들의 식사. 포터들은 밥을 한 그릇 이상 더 먹었는데 식당에서 무료로 제공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트레커들은 밥을 더 먹을 경우, 돈을 더 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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