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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행/안나푸르나

[lx3] 안나푸르나 트레킹 5일, 일출을 즐기고 길을 떠나다(2/2)

 

 

 

아침식사를 마치고 갈 길을 간다. 고래빠니 고개 언덕에서 간두룩 표지판을 따라 걷는다. 이른바 고래빠니-간두룩 트렉이다. 곧 울창한 밀림지대가 나오는데 우기에 거머리가 하늘에서 우박처럼 떨어진다는 길이다. 이 길을 20여 분 걷고 나면 전망이 트인 곳이 나타나고 다시 10여 분 오르면 능선이다. 멀리 푼힐전망대의 모습도 보인다.

 

 

그 후로는  깊은 계곡을 끼고 걷는다. 고래빠니에 오를 때와는 또다른 분위기다. 점심을 3180의 반탄티에 있는  롯지에서 먹었다.

 

 

다시 걷는 길. 타다빠니 마을에 도착했다. 상당히 규모가 큰 마을. 고래빠니에서 출발한 대부분의 트레커들이 이곳에서 여장을 푼다. 우리는 잠시 머뭇거리다 다음 마을까지 더 가기로 했다. 이 결정은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다음 마을인 츄일레에서 잊지 못할 숙소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츄일레 마을로 내려서는 순간, 산등성이 9부 능선에 시골학교 같은 건물이 나타났다. 넓직한 마당이 있고 그 아래는 절벽이면서 전망이 확 트인 곳. mountain discovery lodge. 그곳으로 들어서며 우리는 모두 탄성을 질렀다. 주저없이 오늘의 숙소로 결정했다. 일몰 사진을 멋지게 찍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날씨가 흐려지면서 기대했던 일몰 광경은 나오지 않았다.

 

 

고래빠니까지 오르는 이틀 과정과는 달리 오늘은 길 위에서 외국인들을 많이 만났다. 눈길이 마주칠 때마다 '나마스떼' 인사를 한다. 사실 나는 여기 오기 전까지, 이 인삿말을 '굿모닝'이나 '안녕하세요' 정도의 의미로만 생각했다. 물론 그런 인삿말로 쓰이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께 인사올립니다'의 의미란걸 여기 와서 알았다.

 

 

인도나 네팔이나 힌두교가 제 1의 종교다. 힌두교는 인도나 네팔 안에 있는 여러 작은 믿음들을 모두 아우르는 신앙이다. 절대적으로 군림하는 신은 없고, 각자가 믿고 있는 여러 종류의 신들이 그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 중심에 있다. 그리고 그들은 내 믿음이 존중 받기를 원하는 것처럼 남의 믿음을 존중하고 있었다. 이 얼마나 평화로운 모습인가? 이것은 그들의 행동에서도 나타난다. 네팔에서 만난 네팔인치고 포근하지 않은 마음을 가진 사람은 볼 수가 없었다. 나마스떼!

 

 

 

  

 

 

 

 

 

 

 

 

 

 

 

 

 

 

 

 

 

 

 

 

 

 

 

 밀림지대가 시작된다.

 

 

 

 

 

 

 

 

 

 

 

 

 

 

 

 

 

 

 

 

 

 

 

 

 

 

 

 

 

 

 

 

 

 

 

 

 

 

 

 

 

 

 

 

 

 

 

 

 

 

 

 

 

 

 

 

 

 

 

 

 

 

 

 

 

 

 

 

 

 

 

 

 

 

 

 

 

 

 

 

 

 

 

 

 

 

 

 

 

 

 

 

 

 

 

 

 

 

 

 

 

 

 

 

 

 

 

 

 적당한 거리마다 이처럼 돌무덤이 있어서 포터나 배낭객들이 쉽게 짐을 내려놓고 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롱다. 라마 불교 경전의 글귀를 적어 놓은 깃발.

 

 

 

 

 

 

 

 

 

 

 

 

 

 

 

 

 

 

 

 

 

 

 

 

 

 

 

 

 

 

 

 

 

 

 

 

 

 

 

 

 

 

 

 

 

 계곡에서 어떤 사람이 돌을 다듬고 있었다.

 

 

 

 

 

 

 

 

 

 

 

 

 

 

 

 

 

 

 

 

 

 

 

 

 

 

 

 

 

 

 

 

 

 

 

 

 

 

 

 

 

 

 

 

 

 

 

 

 

 

 

 

 

 

 

 

 

 

 

 

 

 

 

 

 

 

 

 

 

 

 

 

 

 

 

 

 

 

 

 

 

 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롯지 바로 옆에 양배추밭이 있었다. 이날도 역시 양배추 두 포기를 삶아달라고 해 한국에서 가져간 밑반찬들과 된장을 밥에 얹혀 먹었다. 우리 식탁 옆에 혼자 트레킹 온 불란서의 젊은 처자가 책을 읽고 있다가 포터와 함께 출발하며 내던진 말.......참 맛있겠다......분명 한국말이었다. 까무라칠 뻔했다.

 

 

 

 

 

 

 

 

 

 

 

 

 

 

 

 

 

 

 

 

 

 

 

 

 

 

 

 

 

 

 

 

 

 

 

 

 돌계단 밑에 야생화들이 너무 아름답게 피었던 길. 사진상으로는 야생화들이 잘 나오지 않았음.

 

 

 

 

 

 

 

 

 

 기온이 하루에도 여러 번씩 바뀌었다. 오전에 출발할 때는 여름옷이었는데, 점심을 먹고 난 다음 오히려 날씨가 쌀쌀해져 얇은 초가을 옷을 입어야 했다. 배낭에 변화하는 날씨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옷을 항상 넣고 다녔다.

 

 

 

 

 

 

 

 

 

 마을마다 이런 지도가 있어, 내가 지금 어디 있으며, 다음 목표지가 어디인지를 알 수 있다.

 

 

 

 

 

 

 

 

 

 규모가 큰 타다빠니 마을. 금세 우리들이 한국인임을 알아챈 처자들이 간단한 한국말을 섞어 물건을 사달라고 졸랐다. 우라나라도 그렇지만 자기 지역의 특성에 맞는 물건이 아니라 도시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을 팔고 있었다. 당연히 아래 도시보다 비쌀 터. 무시하고 지나가는 데, 이 처자들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스위트,스위트'를 외친다. 사실 한국에서 떠날 때, 안나푸르나 트레킹 중 먹을 것을 주지 말자는 글을 여러 개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준비물을 꾸리는 도중 그런 것들을 뺄까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현지에 와서 보니, 이런 처자들도 초코렛 한 두 개를 얻고는 마냥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가져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조금 꺼림직하기도 했지만,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어 먹는다고 생각을 바꾸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타다빠니를 빠져나올 때 언덕에서 바라본 마차푸차레.

 

 

 

 

 

 

 

 

 

 

 

 

 

 

 

 

 

 

 

 

 

 

 

 

 

 

 

 

 

 

 

 

 

 

 

 

 타다빠니에서부터 따라온 개 한 마리. 한참 따라오다 자기 영역을 벗어난다고 생각했는지 지금 이 순간 망설이고 있다. 이 후에도 이 개는 계속 따라왔는데 어디서 헤어졌는지 모르겠다.

 

 

 

 

 

 

 

 

 

 대문이 마치 제주도를 연상케 한다.

 

 

 

 

 

 

 

 

 

 

 

 

 

 

 

 

 

 

 

 

 

 

 

 

 

 

 

 츄일레 숙소 앞마당

 

 

 

 

 

 

 

 

 

 

 

 

 

 

 

 

 

 

 

 

 

 

 

 

 

 

 

 

 

 

 

 

 

 

 

 

 

 

 

 

 

 

 

 

 

 

 

 

 

 

 

 

 

 

 

 

 

 

 

 

 

 

 

 

 

 

 

 

 

 

 

 

 내일부터 저 건너편 기슭을 따라 걷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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