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1(토)
증산초교(11:25)_ 정상(1:00)_ 화암약수(3:40)
4시간 15분
불현듯 민둥산이 보고 싶다. 사전 계획 없이 7시에 배낭을 메고 양재역 서초구민회관 주차장으로 갔다. 민둥산으로 가는 안내산악회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빈 좌석이 하나 있는 것을 발견하고 차에 올라탔다. 민둥산 근처에서 차량들이 밀려 예상보다 늦은 시각인 11시 20분 경 도착.
기분 좋은 숲길을 약 한 시간 10여 분 오른다. 민둥산과 숲길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실은 정상 부근의 억새군락지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산행로가 하늘을 가린 빽빽한 숲길이다. 중간에 한번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완만한 능선길이고, 오른쪽은 가파른 길이다. 왼쪽길을 따라 걸었다. 민둥산 하면 억새 군락지 못지 않게 펄펄 날리는 먼지도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러나 오늘은 다행스럽게 어제 비가 잠시 온 탓인지 지난 번에 왔을 때보다 훨씬 먼지가 덜 날렸다.
한 시간 조금 넘게 걸으면 갑자기 엄청난 억새군락지가 펼쳐지며 정상까기 이어진다. 20여분 간 그 군락지를 지나 정상에 선다. 햇빛을 받아 억새가 은물결을 이루며 춤을 춘다. 마치 물고기들의 비늘이 빛에 반사되고 있는 느낌이다. 아직 피지 않은 억새들도 많았다. 아마 다가오는 주말 정도가 가장 아름다울 것 같다.
정상 너머도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억새와 함께 막 옷을 갈아입는 나뭇잎들이 어우러져 꿈과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억새밭을 지나 다시 숲길로 접어든다. 숲길 어느 벤치에 앉아 점심을 간단히 먹었다. 다시 빽빽한 숲길. 넓은잎나무와 바늘잎나무들이 번갈아 나타난다. 중간에 삼내약수로 빠지는 길이 있다. 짧게 산행하려면 이곳으로 하산한다. 나는 계속 걸었다. 지억산 옆을 지나 걷는데, 헉헉거리며 되돌아오는 사람 몇을 보았다. 다른 안내산악회를 따라 온 사람들로, 최종집결지가 삼내약수인데, 화암약수 방면으로 계속 갔던 사람들이다.
중간에 잠시 임도에 내려섰다가 다시 계곡을 따라 걷는다. 종착지는 구슬동. 화암약수는 주차장 근처에 있다.
오늘 민둥산에 도착해, 배낭을 메는 순간, 아뿔싸! 카메라에 메모리카드를 넣고 오지 않았다.ㅎㅎ. 결국 휴대폰으로 촬영을 했다. 아쉽다. 억새의 은물결, 파란 하늘, 숲길에 내려앉는 빛.......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을 기회가 많았었는데.......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숲길을 지난 여기서부터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정상에서 되돌아 본 모습
정상 너머의 모습
삼내약수 갈림길
빛과 어두움으로 아름다웠던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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