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2007.8.19(일)
*산행코스* 성삼재휴게소(4:50)_ 노고단대피소(5:38)_ 피아골삼거리(6:55)_임걸령샘(7:00)- 노루목(7:40)_ 삼각봉(8:18)_ 화개재(8:40)_ 연하천대피소, 점심(11:35_12:37)_ 벽소령대피소(2:40)_ 구벽소령(3:20)_ 선비샘(4:15)_ 세석대피소(6:45)
*산행시간* 13시간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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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아크테릭스 보라 35 M사이즈
*먹을거리/버너.코펠.개스통2.건조육개장.햄1통.누룽지1끼분.라면1봉지.밑반찬.선식1봉지.쉐이크 컵.에너지바1.믹스넛1통.검1통.수통1리터.쵸코렛1통.술 약간.스포츠 음료2.
*입을거리/반바지1.짧은티1.긴티1.속옷1.짧은스패츠1.오버트라우저1.양말2.고어텍스 팩라이트자켓.반장갑.
*잘거리/하계용침낭.수면안대.귀마개.
*기타/스틱2.무릎보호대2.삼각대1.헤드랜턴.깔판.배낭 레인 카바.맥가이버 칼.면수건1.스포츠타올1.휴대용 휴지2.휴대용 물휴지2.구급낭.선글라스.선크림.세면도구.비닐봉지5.예비용배터리.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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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 토요일 져녁 10시 56분,용산역에서 10시 50분에 출발한 여수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자리에 앉자마자 잠에 빠져들었다.한참을 잤다 생각하고 눈을 떠 보니,시계가 12시 30분을 가리켰다.다시 눈을 붙이려했으나 잠이 오질 않는다.대낮같이 불을 밝힌 열차내 전등이 잠을 가로막는다.배낭에 수면안대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귀찮아 이리저리 몸을 돌리며 잠을 청해본다.결국 한 잠도 자지 못하고 구례역까지 갔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시계가 어떤 이유에선지 고장이 나 30분 일찍 가고 있었다.결국 내가 이날 기차에서 잔 시간은 채 한 시간이 안 되었다.
구례역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3시 25분.
역 앞에서 식사를 먼저 하기로 했다.열차 시간에 맞추어 문을 연 식당에서 재첩국으로 식사를 하고,점심때 라면에 말아먹을 밥을 샀다. 그리고 반바지로 갈아입은 후, 1인당 1만원씩 하는 택시를 타고 성삼재휴게소로 갔다.소요 시간 30분.성삼재휴게소에는 벌써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있었다.그러나 일반적인 등산객들에 비해 산행 출발 시각이 좀 늦었다.보통 안내 산악회의 경우,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4시 전에 산행을 시작한다.나는 장비를 점검한 후 산행을 시작했다.
성삼재휴게소
노고단대피소까지 난 차도를 따라 걸어오르다, 중간 샛길로 빠져 갔다.하늘이 점점 환해지고 있었다.멀리 노고단이 보이기 시작했다.
노고단 근처의 kbs 송신탑
노고단대피소
노고단대피소를 지나 노고단 바로 옆 지점(노고단 언덕)으로 오르는 길
노고단 언덕에 올랐다.노고단으로 오르는 길의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해 뜨는 시각에 맞추어 개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그렇지가 않다.누군가 10시에 개방한다고 한다.아쉬움을 달래야 했다.멀리 지리산의 또다른 상징인 반야봉이 운무 속에 묻혀 있다.노고단 언덕엔 관광차 온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그 가운데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이 지리산 종주를 꿈꾸며 천왕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이제 나는 40km에 이르는 대 장정에 나선다.
노고단으로 오르는 길...왼쪽의 뾰족한 지점이 노고단 정상 부분이다.해발 1507미터.신라 시대부터 나
라의 안녕과 풍년을 위해 봄,가을에 국가적 차원의 제사를 올렸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반야봉
임걸령이 1차 목표 지점이다.참나무숲의 소로길을 따라 걷는다.대체로 큰 굴곡이 없는 탄탄한 길이다.앞으로 있을 지리산 대장정을 위해 몸을 풀어주는 길로 안성맞춤이다.노고단 언덕에서 화살을 쏜 후 말을 타고 달렸더니 쏜 화살보다 말이 먼저 도착했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종주길에서 가장 평탄한 길이다.그러나 중간중간 너덜이 있어 생각보다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은 아니다.
돼지평전...종종 멧돼지들이 원추리를 파먹는 장면이 목격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피아골삼거리...오른쪽으로 가면 피아골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후, 임걸년이란 도적이 반야봉을 근거지로 하여 활동했다.그 도적이 아마 이 고개에까지 진출했던 모양이다.임걸령샘.물맛이 뛰어나다.임걸년은 비록 도적이었지만 죽어서도 그 이름을 이 지리산에 남겼다.
임걸령을 지나면 지금까지와는 달리 힘겨운 오르막이 나타난다.20여 분간 힘겹게 오르고 나면 언제 그랬냐 싶게 평탄한 길이 다시 이어진다.그리고 도착하게 되는 곳이 노루목.여기서 왼쪽으로 꺾어지면 반야봉으로 향하게 된다.그 곳까지 갔다오면 약 1시간 30분 정도 산행 시간이 더 길어진다.잠시 망설이다 그냥 앞길로 향했다.
노루목이란 지명은 우리 나라 곳곳에서 볼 수 있다.노루가 지나다니는 지역의 뜻으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인데 반해 어떤 학자들은 삼갈래길을 그렇게 불렀다고도 한다.
숲길이 아침해의 역광을 받아 싱그러웠다.
지리산엔 요즈음 야생화가 만발했다.특히 원츄리는 어는 곳에 가든 볼 수 있다.
구상나무...우리나라의 한라산,지리산,덕유산 등 고산 지대에 살고 있는 나무다.1907년 제주도에서 미
선교사가 처음 발견한 후, 하버드대 윌슨 박사가 1915년 한라산을 답사한 후, 학명을 붙인 나무다.빙하기
를 거쳐온 살아 있는 화석식물로, 이 나무를 미국인들이 개량하여 크리스마스 트리로 활용했다.그러나 우리나라 구상나무는 점점 노쇠 소멸의 과정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
삼도봉 팻말...삼도봉은 전북 전남 경남의 경계선이다.등산로 한복판에 쇳조각으로 만든 팻말이 있는
것이 좀 못마땅하다.원래 이 봉우리의 이름은 '날라리봉'. 삼도봉의 암괴들이 낫날같다 하여 붙여진 이
름인데, 운치있는 그 이름을 빼앗겨 규격화된 삼도봉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도 마음에 안 든다.
삼도봉에서 숨을 고른 후 550개의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간다.그리고 넓은 공터를 만난다.화개재다.그 옛날 상인들이 분주하게 넘나들며 해산물과 내륙 특산물을 팔던 교역 루트였다.
왜 지리산(智異山)인가? 여러 이야기가 있다...어리석은 자라도 이 산에 들어오면 지혜로운 자가 된다.이성계가 나라를 세우기 위해 산신들에게 물으니, 백두산 금강산의 산신은 허락했으나 지리산의 산신만은 허락하지 않았다.
화개재...지리산 종주는 1,300에서 1900에 이르는 고산준령을 넘고 넘는 산행인데, 그 능선 가운데 가
장 낮은 지역이 바로 이 화개재다.아늑한 평지 한켠에 나무 벤치가 놓여 있어 딱 낮잠 자기 좋은 곳이다.나는 그 벤치에 앉아 그 옛날 이 고개를 넘나들던 그 이름 모를 소금장수를 그리워하면서 하늘을 쳐다 보았다.
화개재에서 바라본 하늘.이 날 대체로 구름이 많은 날씨였다.
화개재를 지나 40여 분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면 토끼봉에 닿는다.그리고 다음 목표 지점인 연하천까지 구상나무 등 침엽수지대가 펼쳐진다.그 끝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연하천대피소가 있다.요즈음 연하천대피소는 보수공사가 한창이다.그런 탓에 취사를 통제하고 있었다.하는 수 없어 대피소를 지나 20여 미터 되는 지점에 가서 라면을 끓인 후, 아침에 식당에서 사온 밥을 말아먹었다.물론 그 지점에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한 시각은 11시 35분.아침을 일찍 먹은 탓에, 체력이 많이 소비된 탓에, 배가 무척 고팠다.대부분의 종주자들이 이 곳 근처에서 점심을 먹는다.
연하천 산장
지리산 곳곳에 곰 출몰 위험을 알리는 경고 표지가 걸려 있다.그래도 지리산 어디인가에서 곰이 숨 쉬고 있다는 것이 마냥 행복하다.
[이후 산행기는 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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