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 2007.4.21(토)
* 산행 코스 * 비슬산 자연휴양림 주차장(11:40)_ 갈림길(12:55)_ 대견사지,점심(1:00_ 1:35)_ 1004.9봉(1:57)_ 정상(2:45)_ 유가사(4:00)_ 버스가 대기하던 곳(4:30)
* 산행 시간 * 4시간 50분
서울에서 7시 출발, 비슬산 기슭에 도착한 시각은 11시가 조금 넘은 때였다.문제가 발생했다.차량이 너무 몰려 유가사로 들어가는 버스들을 통제했다.비슬산 서쪽에 유가사가 있고, 오른쪽에는 자연휴양림이 있다.보통 비슬산 종주는 유가사에서 휴양림 방면으로 한다.우리들 계획도 그러했다.그러나 오늘이 마침 비슬산 참꽃 축제가 시작되는 날이라 차량들이 얽히고 설켜 유가사 방면으로 차량 진입이 쉽지를 않았다.하는 수 없이 계획을 바꾸어 반대 방향으로 산행 계획을 잡았다.출발지가 비슬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으로 변경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변경은 개인적으로 당황스러웠다.대구에 살고 있는 친구가 모처럼 내가 내려온다는 소식에 자가용을 몰고 와 유가사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코스가 변경이 되었다는 연락을 하자 이 친구가 급히 차를 몰아 휴양림쪽으로 왔다.일행들보다 20여 분 늦게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비슬산에는 특이한 돌들이 있다.지금으로부터 1~8 만 년 전, 지구는 마지막 빙하기를 보내고 있었다.이 지역도 마찬가지다.빙하기가 끝날 즈음 바윗덩어리들이 부서지게 되는데 둥글둥글한 모습을 지닌 것이 '암괴'고 각이 진 것이 '애추'다.비슬산에는 암괴와 애추 지대가 꽤나 많이 분포되어 있다.특히 암괴지대는 세계에서 가장 넓다고 한다.특이하게도 이 암괴지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있다.
대구에서 온 친구는 아내와 함께 왔다.그런데 아내가 요즈음 몸이 아파 산 오르기를 힘들어 한다.하는 수 없이 헤어졌다.친구가 전해주는 도시락을 배낭에 넣고 일행들을 따라 올랐다.유가사 주차장에서 기다리겠다고 한다.약 한 시간 정도 오르면 갈림길이 나온다.바로 오르면 조화봉으로 오른다.그러나 여기서 왼쪽으로 꺾어졌다.그리고 5분 후 대견사 절터에 도착했다.각종 형상의 화강암이 있는 넓은 곳이다.안개가 갑자기 밀려오면서 안개비를 흩뿌린다.
신라 헌덕왕때 당의 황제가 이 곳에 절을 짓고 3층 석탑도 만들었다. 자그만치 해발 1000미터나 되는 곳에.석탑은 절벽 끝에 서 있다.그리고 대국에서 본 절이라 하여 대견사라 이름 지었다 한다.아쉽게도 임진왜란 때 절은 소실되었고 석탑만 남아 있다.
각종 형상을 하고 있는 화강암에 대해 그 모양새에 따라 이름을 붙였다.거북바위,곰바위,부처바위......
워낙 넓은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점심을 해결하고 있었다.그런데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비슬산 참꽃 축제 행사에 따라 이 공터에서 음악 공연이 이루어 지고 있었던 점이다.물론 어떤 산행객들에게는 즐거움이겠지만 자연에게는 대단한 실례가 아닌가 생각된다.요즈음 산에서 새들이 놀랜다 하여 '야호' 소리도 내지 말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스피커까지 동원된 행사 모습이 어쩐지 못마땅하다.
[클릭하면 큰 사진]
대견사지를 가로질러 능선에 올랐다.이제부터 본격적인 비슬산 주능선을 걷게 된다.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다.주능선 초입에 그 유명한 진달래 군락지가 있다.그러나 아쉽게도 10% 정도만 꽃이 피었다.이게 뭔 말이란 말인가.작년에는 둘째 주 토요일에 이 곳에 왔었다.그러나 진달래를 못 보고 갔다.금년에는 오늘부터 축제가 있다는 말에 서울에서 출발 시 확인하지 않고 왔는데.......비슬산 진달래는 나와 인연이 없는 것 같다.
진달래는 사람이 먹을 수 있다.술도 담궈 먹었고 화전도 있다.사람에게 유용한 꽃, 그래서 참꽃이다.이에 비해 철쭉은 먹을 수가 없다.그래서 개꽃이다.
비슬산 참꽃 속에는 조그만
초가집 한 채 들어있어
툇마루 다듬잇돌 다듬이 소리
쿵쿵쿵쿵 가슴 두들겨 옵니다
기름진 땅 착한 百姓
무슨 잘못 있어서 얼굴 붉히고
큰일난 듯 큰일난 듯 발병이 나
버선발 딛고 아리랑고개 넘어왔나요
꽃이야 오천년을 흘러 피었겠지만
한 떨기 꽃속에 초가집 한 채씩
이태백 달 밝은 밤 지어내어서
대낮이면 들려오는 다듬이 소리,
어머니 누나들 그런 날의 山川草木
얄리얄리 얄랴셩 얄랴리 얄라,
쿵쿵쿵쿵 물방아 돌리며 달을 보고
흰 적삼에 한껏 붉은 참꽃물 들었었지요
_ 서지월, 비슬산 참꽃
[비슬산 정상 부근의 이 넓은 지역이 모두 진달래밭이다]
비슬산 주능선은 꽤나 길고 좁은 길이다.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길이다.반대편 유가사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은 탓에 자꾸만 어깨가 부딪힌다.
억새군락지를 지나 비슬산 정상인 대견봉에 섰다.비슬산 이란 이름의 유래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정상의 바위 모습이 신선이 앉아 비파나 거문고를 뜯는 모습과 같다 하여 '비파 비'에 '거문고 슬'을 붙였다는 설이 그 하나고, 다른 설은 신라 때 인도의 중들이 이 곳에 와 보고는 범어의 '비슬'을 그대로 산 이름에 적용했다는 설이 다른 하나다.정상부의 바위들은 마치 시루떡들이 여기저기 널려져 있는 듯한 형상이다.대견봉에 닿을 즈음, 바람이 몹시 불어 모자가 공중으로 날아간다.정상석에는 서너명이 올라설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서로들 사진을 찍느라 요란하다.
이제는 하산이다.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다 이정표에서 도성암 표시를 따라 왼족으로 방향을 잡았다.상당히 가파른 길이다.가끔씩 너덜지대도 나온다.휴양림쪽에서 오르는 것보다 이쪽에서 오르는 것이 더 힘겨울 것 같다.그런데도 대부분 이 곳으로 오르는 이유는 진달래밭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휴양림쪽에서 오르면 진달래군락지를 되돌아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산 도중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유가사 주차장에서 지루하게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아내가 힘들어 한다고 한다.오늘은 그냥 헤어지고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얼굴을 보기로 했다.
비슬산은 5부 능선까지는 주로 바늘잎나무들이 있고 그 이상에는 넓은잎나무와 기암괴석이 즐비한 곳이다.돌들이 많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육산의 분위기를 내는 곳이다.그러다 정상 부위에 마치 보석을 박은 듯 기암괴석들이 줄지어 서 있다.게다가 주능선의 걷는 맛도 함께 하는 산이다.그래도 이번 산행의 주목적 가운데 하나였던 진달래꽃 놀이를 하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다.기필코 내년에는 시간을 잘 맞추어 반드시 소원을 풀리라.
[도성암]
[유가사...도성암 바로 아래에 있다]
유가사에서 주차장까지는 10여 분 거리.그러나 우리를 싣고 온 관광버스가 교통통제 때문에 올라오지 못하고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주차장에서 20여 분 더 걸은 후에나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친구 녀석이 풀고 간 오렌지 한 박스 때문에 일행들 앞에서 우쭐거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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