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 2007.4.14(토)
* 산행 코스 * 강정리 산행들머리(11:05)_ 함미산성(11:19)_ 광대봉(12:15)_ 간식(1:10_ 1:40)_ 고금당(2:03)_ 비룡대(2:10)_ 봉두봉(3:07)_ 탑사(3:20)_ 호수(3:50)_ 남부주차장(4:05)
* 산행 시간 * 5시간
7시 30분,양재역 근처에서 출발한 차량이 전북 진안군 강정리 마이산 산행들머리에 도착한 시각은 11시경이다.차도 옆에 난 자그마한 길이 산행들머리다.마이산이란 이름은 조선 태종 때에 이르러 지어진 것으로 신라 시대엔 서다산, 고려 시대엔 용출산, 조선 초기엔 속금산으로 불리었다.
흔히들 마이산 산행은 남부 주차장이나 북부 주차장을 기점으로 삼는다.관광객들도 그러하고.그러나 오늘 우리가 걷는 코스는 거의 종주에 가까운 코스다.종주 코스라고는 하지만 그리 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원점 회귀만 아니라면.단지 산 하나를 오르고 내리는 것이 아니라 300내외의 봉우리를 여러 번 오르내리는 것이 조금 부담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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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의 첫 이정표가 되는 함미산성까지 15분 여 거리다.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작은 산성터가 나타난다.말이 산성터이지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다.
이후로 능선을 따라 걷는 산행로다.물론 중간중간에 내려갔다 다시 오르는 산행로가 계속된다.산행로 곳곳에 진달래가 한창이다.산을 다니고부터 진달래가 우리나라 강산 곳곳에 핀다는 것을 늦게나마 알았다.
왼쪽 오른쪽으로 전망이 펼쳐진다.오른쪽으로 진안의 모습의 드러난다.진안은 우리 나라의 국토 중 가장 기가 센 곳이란다.이 지역의 기를 잘 다스려야 나라가 평온해질 것이라 여겼다.그래서 이름도 진안(鎭安)이다.
편안한 능선길이 계속되다가 광대봉을 중심으로 서서히 내려 걷다가 광대봉 근처에 이르러 마이산 산행에서 가장 가파른 길이 잠시 나타난다.마이산 산행이 그리 힘든 코스가 아니지만 그 가운데 가장 힘든 곳은 꼽으라면 광대봉이 될 것이다.
멀리 보이던 광대봉 정상에 섰다.저 멀리 마이산 암봉과 그 줄기의 산세들이 한눈에 들어온다.이제부터 본격적이 산행이다.마이산은 계절에 따라 그 이름을 다르게 불렀다.안개가 자욱한 날의 돛대봉(봄), 용의 뿔과 같다 하여 용각산(여름), 단풍과 어우러져 말의 귀와 같다 하여 마이산(가을), 눈밭 위에 붓끝 같은 모습에 문필봉(겨울). 안개가 없는 봄날, 나의 산행에서 이 산은 무엇인가.광대봉을 지나면 줄을 잡고 내려가는 급경사 바윗길 50여 미터가 잠시 산행객들의 발목을 잡는다.
이후 산행은 계속 마이산 두 봉우리를 바라보며 걷는 산행이다.두 개의 봉우리 가운데 서봉을 암마이산 동봉을 수마이산이라 부른다. 그리고 저 봉우리 밑에 그 유명한 탑사가 있다.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산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국적인 맛을 풍기고 있다.
[마이산은 비교적 안내판들이 잘 정비되어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온통 금빛으로 찬란한 나옹암 고금당에 오르면, 사방이 시원하게 트인다.특히오른쪽으로 감탄을 불러 일으키는 장면이 드러난다.산행 종착지점인 남부주차장과 그 주변의 벚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탑사에서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마이산은 산 자체로도 유명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손꼽히는 벚꽃 명소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마이산 남부의 이산묘와 탑사까지의 3Km 벚꽃들이 한 줄기 물처럼 산과 산 사이를 흐르고 있다.그리고 왼쪽으로 전망대인 비룡대가 보인다.
[비룡대로 오르는 길에 지나온 고금당이 보인다]
[비룡대 오르는 길]
한층 마이산 봉우리들이 가까이 보인다.원래 이 지역은 호수였다고 한다.쏘가리 같은 민물고기 화석이나 조개 껍데기가 종종 발견되곤 한다고 한다.지각 변동에 의해 솟아난 곳이 바로 이 지역이다.산행 중 암마이봉만 볼 수 있었는데 이 곳에서 비로소 수마이봉이 얼굴을 삐죽 내민다.왼쪽으로는 공기돌 다섯 개가 늘어 선 것처럼 보이는 삿갓봉도 눈에 들어온다.
[마이산 왼쪽의 다섯 봉우리들은 삿갓봉...입산 금지 구역이다]
암마이산이 코 앞에 나타났다.작년부터 암마이산의 등산이 통제되고 있다.낙석때문에 위험하기 때문이란다.그냥 스쳐가며 느낄 수 밖에 없다.벌집같은 구멍이 곳곳에 나 있다.거대한 시멘트 덩어리 같다.봉우리에 나있는 구멍은 암석 속으로 침투했던 수분이 암괴 속의 염류를 용해 파괴하여 내부에서부터 외부로 침식이 이루어지며 역암이 빠져나간 타포니 현상이란다.
마침내 마이산 산행의 꽃이라 불리우은 탑사에 다다랐다.조선 고종 때, 임실에 살던 이갑용이란 처사가 당시 25세의 나이로 들어와 솔잎으로 생식을 하며 수도하던 중, 억조 창생의 구제와 만민의 속죄를 위해 탑을 쌓으라는 계시를 받고 쌓아올렸다는 돌탑.임오군란과 전봉준 처형이라는 당시 뒤숭숭한 시류 속에 이 처사는 신기하기 그지 없는 이 탑들을 120여기 쌓아 올렸는데 현재는 80여기만 남아 있다고 한다.이 돌탑들이 다른 산에 있었다면 과연 이 마이산에서의 모습처럼 어울릴지는 의문이다.딱 마이산에 어울리는 돌탑이다.사탑 주변이 산행객과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탑사 뒤에는 조선 태조가 백일 기도를 올렸다는 은수사가 있다.이제는 남부주차장으로 향한다.마이산에는 북부와 남부의 두 주차장이 있다.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벚꽃과 어우러진 마이산의 모습을 보면서 감탄을 연발했다.마이산을 떠나는 산행객에게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듯 했다.
그러나 이것도 다음에 펼쳐질 모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잠시 후 탑영제 호수에 닿았다.호수와 어울린 벚꽃이 인상적이었다.호수를 돌아 다리를 건너는 순간 입을 다물 수 없었다.호수,호수가의 갈대, 벚꽃 그리고 마이산 봉우리들이 엮어내는 환상적인 모습을 보면서 오늘 산행의 마침표를 찍었다.
벚꽃 그늘 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 놓아보렴
입던 옷 신던 신발 벗어 놓고
누구의 아비 누구의 남편도 벗어놓고
햇살처럼 쨍쨍한 맨몸으로 앉아보렴
직업도 이름도 벗어 놓고
본 적도 주소도 벗어놓고
구름처럼 하이얗게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그러면 늘 무겁고 불편한 오늘과
저당 잡힌 내일이
새의 날개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기철,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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