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4(토)
아내와 함께 동해안으로 크리스마스 여행을 떠난다.
지난주 이사를 해서 집안이 좀 어지럽지만,
그래도 떠나기로 한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구경하고 양양의 쏠비치에서 하루 묵을 예정이다.
하늘이 파랗게 열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현실은 금세라도 눈발이 휘날릴 것 같은 회색 면류관 날씨다.
입구에서 숲까지는 약 1시간 거리.
이곳까지 오는 동안 거의 눈을 보지 못했는데,
이곳은 말 그대로 설국이다.
숲까지 가는 동안 계속 미끄러짐을 주의하며 걷는다.
아이젠 준비 안 했잖아......
한때는 텐트를 짊어지고 와 하룻밤 묵기를 원했던 곳.
그러나 이제는 너무나 유명한 장소가 되면서 통제도 철저히 이루어 지고 있어,
그 꿈은 날아간지 오래다.
순환 산책 코스가 있다.
돌다가 내려가는 지점과 만나면 좋으련만 그 길은 없다.
이 지점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 걷는다.
원대리에서 쏠비치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
오늘 길을 떠나면서 숙소는 적당한 곳을 골라 아무데서나 묵을 생각이었는데,
딸아이가 마침 비어 있던 쏠비치 방을 잡아 주었다.
대명 콘도 회원권 갖고 있으면서도 이 숙소에 오기는 처음이다.
물론 아내와 딸은 몇 번 왔었지만.......
예약은 원룸이었는데, 빈 방이 없어 투룸으로 지정해 준다.
물론 가격은 원룸으로.
모든 시설이 깔끔하고 단아하다.
쏠비치로 들어오다 호텔 입구 직전 대게집을 보았다.
차를 타고 오기도 그렇고 걸어 오기도 그런 애매한 위치의 식당.
로비로 들어서는데 그 집 셔틀 버스가 보인다.
숙소에서 짐을 푼 후 전화를 걸었다.
킹크랩은 한 마리 무게만 해도 1kg이 넘어 둘이서 먹기가 애매하다.
망설임 끝에 대게 큰 녀석 하나와 작은 녀석 하나로 주문한다.
확실히 지난 봄 오사카 도톤보리 가니도라쿠에서 먹은 것보다 싱싱하고 맛있다.
얼마 전 도톤보리 횟집들의 한국인에 대한 횡포를 고발한 뉴스가 나온 적 있다.
가니도라쿠 역시 마찬가지다.
식당에 들어가면 바가지를 쓴 한국인과 중국인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간판만 특이한 대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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