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6(일)
성인봉 하산할 때 야금야금 내리던 빗줄기가 점저 굵어진다.
도동 터미널에서 태하로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울릉도 동쪽 끝인 도동항에서 서쪽 끝인 태하로 왔다.
묘한 분위기다.
마치 히치코크의 영화에서
비 내리는 날 어느 마을을 찾아 온 외래객의 기분이다.
성인봉 방향도 나름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태하에 볼거리가 있어 오기도 했지만,
다른 곳으로 대체할 수도 있었는데 굳이 이곳으로 온 것은 바로 이 시설물 때문이다.
비를 피한다.
마을회관에서 무슨 모임이 있는 모양이다.
항구 앞에 묶어 둔 배 밑에서 요리를 하기 위해 생선을 꺼낸다.
구경 삼아 옆에 서 있었더니 몇 마리를 매운탕 해 먹으라며 내놓는다.
후배들이 저녁을 짓는 동안 주변을 돌아본다.
이젠 빗줄기가 어느 정도 가늘어졌다.
동네 어르신들이 주신 생선으로 만든 매운탕을 안주 삼아 술을 먹으며
우리가 내일 오를 태하등대 써치라이트를 감상한다.
고단한 하루였다.
몇 잔 돌린 후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자신의 텐트로 들어가 코를 곤다.
깊고 푸른 태하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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