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7.25(토)
범륜사(4:10)- 정상(5:50)
파주 감악산으로 비박산행을 간다.
당일 산행으로는 몇 번 가보았으나 누워보지는 못했던 곳,
첫 비박산행에 나선다.
기상청 일기예보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오전에만 내릴 것을 바라면서 향한다.
원래는 나홀로 비박산행에 나설 계획이었는데,
후배 마루금이 말동무하겠다며 따라나섰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오전에만 비가 내린다더니,
어제부터는 오후까지 내린다고 예보한다.
잘 맞지 않던 일기예보가 오늘은 딱 들어맞는다.
들머리에 섰을 때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그대로 발걸음을 옮긴다.
범륜사.
집을 떠날 때 내비여사에게 감악산을 물었더니
내가 원하는 지점이 아니라 반대편으로 인도했다.
황급히 범륜사로 수정하여 왔는데,
이 과정에서 이 사찰의 이름이 '법륜사'가 아닌 '범륜사'임을 확인한다.
어제부터 내린 비로 계곡의 물소리가 요란하다.
지긋지긋한 가뭄이 이제야 해소되는 듯 하다.
감악산 곳곳에 남아 있는 숯가마터.
요즈음이야 도로가 많이 정비되었지만,
내가 이곳을 처음 찾았던 15년 전에만 해도 오지스러운 곳에 숨어 있던 산이다.
그러니 수십여 년 전에는 어떠했을까.
민초들의 고단한 삶이 깃들어 있는 곳.
묵밭에서 오른쪽 길을 택해 안골로 정상에 오른다.
범륜사를 기준으로 볼 때 감악산 산행 코스는 3개다.
왼쪽으로부터 까치봉 코스, 안골 코스, 임꺽정 코스.
지금까지 주로 까치봉을 거쳐 올라 임꺽정봉으로 내려왔으나,
오늘은 안골로 오른다.
계곡을 타고 오르는 길, 몽환적 분위기가 연출된다.
정상에 있는 비석.
이 비석의 실체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설인귀가 세웠다는 설도 있고, 진흥왕순수비라는 의견도 있다.
팔각정에다 두 집을 짓기엔 너무 좁다.
후배가 양보하고 아래로 내려간다.
정자에 지은 나의 집.
이때까지만 해도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걱정을 했는데,
잠이 들 무렵엔 잠잠해졌다.
오래 전부터 감악산 비박산행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시기는 이런 여름이 아니라 단풍과 바위들이 어우러진 가을이었다.
그런데 어제 오늘 비가 온다는 예보에 쉽게 올라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감악산이 떠올랐다.
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그런대로 쉽게 정상에 올랐고,
비를 피해 집을 지었다.
조망이 조금만이라도 터져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내일 오전엔 비가 개인다 했기에 꿈을 안고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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