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5.24(일)
황금 연휴를 맞이했지만, 첫째날은 경조사에 참석하고,
둘째날과 셋째날에 배낭을 멘다.
가볍게 하루 묵을 수 있는 산을 찾다가 금병산으로 결정하고,
전철과 택시를 이용해 들머리에 접근한다(택시비 1만 원).
택시 기사는 전직 파출소장.
등산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세 들머리에 도착한다.
들머리인 원창고개 주차장.
지나번 금병산 비박산행은 정상에서의 하룻밤이었지만,
오늘은 후배의 도움을 받아 잣나무숲에 보금자리를 펴기로 한다.
원창고개에서 금병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김유정역에서 출발하는 것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
맞은편의 대룡산 줄기.
포털 네이버 지도에 '다은이네 집'으로 표기된 곳에,
실제 그런 명판을 내건 집이 있더라.
오늘은 들머리에서 비박지까지 무척 가깝다.
시간이 여유로운 탓에 느릿느릿 이것저것 참견하여 걸으니,
바쁘게 걷던 날 보지 못해던 것들을 본다.
느림의 즐거움.
원창고개 건너편에 김유정 문학촌이 생기면서 그와 관련된 여러 명칭이 산 주위 곳곳에 나붙었지만,
원창고개 쪽엔 단 하나의 명칭만 있다.
바로 이 등산 코스로 봄봄길.
적어서 서운하지만 가장 대중적이고 인기 있는 작품의 이름을 가졌으니 위안이 되리라.
안부
임도의 끝에 선다.
우물터?
이곳 역시 화전민들이 생활하던 곳이라 잘 다듬어진 박지들이 널려있다.
금년에 처음 들고 나온 엠에스알의 카본 리플렉스2 텐트.
1.4kg의 무게, 그라운드 시트를 포함해도 1.8kg,
설치의 편리함, 넉넉한 베스터블 등 마음에 드는 점이 한둘 아니다.
단 생각보다 설치 면적을 많이 잡아먹는다는 단점이 있다.
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진한 잣나무향.
원하던 이상향을 얻은 기분이지만,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물소리는 듣지 못한다.
30도가 넘는 열기를 뿜을 것이라던 일기 예보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웃도리를 훌러덩 벗고 누워 푸르름을 만끽한다.
고민 끝에 요리 과정이 없는 고기를 선택하고 춘천 시내에서 구했다.
이처럼 해가 쨍쨍한 때 텐트를 설치하고
저녁을 먹던 때가 또 언제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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