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0(금)
출발(10:30)_ 병풍바위(11:05)- 천지봉(12:00)_ 대간령(12:30)_
마장터(1:30)_ 박달나무쉼터(2:30)
일출 시각에 맞추어 눈을 뜨니 텐트 위로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하이라이트의 내수압이 낮아 겁이 덜컥났지만,
역시 가을비답게 조신하게 내려 수재를 당하지는 않는다.
텐트 문을 여니 온통 안개 세상이다.
아침 식사를 할 때 일직 올라온 두 산객의 웅성거림이 정상쪽에서 들린다.
그러나 그들은 내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는지, 몇 분간 서성이며 이야기하다 곧 내려가고.......
그리고 적막.
침낭 안으로 들어가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고 그 소리를 들으니,
마치 산골 소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이 느낌은 좋지만, 걱정은 태산이다.
비박산행을 계획할 때 기상청 날씨 예보를 늘 주시하면서 실행 여부를 결정하곤 했다.
분명 오늘 이 지역 강우 예보는 어제 출발 전까지 없었다.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예정대로 대간령을 거쳐 하산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어제 올라왔던 길로 신속히 내려갈 것이지.
아침 일찍 일어났지만 이 결정을 하느라 밍기적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안개가 온 산을 감싸고 가을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이 정도의 안개 그리고 비가 있는 날은
마산봉이 생기고 나서 최초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그래, 조망은 형편 없겠지만 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즐기자.
대간령으로 향한다.
안개 속에서 백두대간을 걷는 산객 두 사람이 시간 차를 두고 나타난다.
상봉을 넘을 때 물 먹은 바위 때문에 거의 사고 지경까지 갔었다 한다.
백두대간의 마지막 구간을 걷는 그들의 얼굴이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
미끄러워 더 이상 내려가지 못한다.
발수제의 도움이 필요하구나.........
동해를 볼 수 없다
대간령,
미시령과 진부령 사이의 고갯길로 예전에는 영동과 영서의 연결 통로였다.
두 고개 사이에 있다 하여 샛령 또는 새이령이라 부르기도 했고,
대동여지도엔 석파령이란 지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가을이면 찾아오는 그리움,
그 근원은 어디인가?
마장터에는 한때 화전민 50여 가구가 거주했었다 한다.
영동과 영서를 연결하는 통로에 있었기 때문에,
나름 주막터나 문물교류 장소도 있었던 모양이다.
소간령
소간령을 넘어 작은 계곡을 넘으려 할 때,
술에 취한 한 노인네가 취무를 즐기며 나타난다.
마장터의 정씨 노인.
나중에 박달나무쉼터에서 들으니 그곳에서 한잔 걸치셨다 한다.
정씨 노인은 술에 취하고 나는 추색에 취하고.......
떡 버티고 있는 창암
바위 위에 창문틀이 있다 하여 창암
박달나무쉼터 바로 아래 공터.
쉼터에 들어가 커피 한 잔 얻어 먹고 택시 콜을 부탁하니,
쉼터에 앉아 썰을 풀고 있던 동네 주민이 자신의 트럭으로 가자고 한다.
주차한 곳까지 2만원(택시비는 3만원).
용대리 매바위 인공폭포
홍천 삼팔선휴게소에서 바라본 소양호.
가뭄이 심각한 상황이다.
저 물길은 내 고향 춘천으로 이어지고, 그 물은 또 흘러흘러 내가 사는 서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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