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P/시

바람으로 살아라 // 정태숙

 

 

 

너,
그렇게 바람으로 살아라

 



수 억년을 헤메돌다
남해바다 따스한 모래밭
사각이는 모래틈에
얼굴 묻고 울어도 좋을
그런 바람으로 살아라

 



해가 뜨고
노을 짐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남해바다 외딴섬
동백의 눈매를 닮은
불 붙는 바람으로 살아라

 



언제나
일렁이는 그 가슴
풀어 헤치며
풀어 헤치며
처연히 젖은 그 목소리로
그 울부짖음으로
웅크림 없는
투명한 바람으로 살아라

 



나는 너의 꽃
너를 위해 향기를 만들지니
정수리에서 발 끝까지
향기 머금은
바람으로 살아라

 

 

 

 

 

 

 

 

 

 

 

 

 

2014년 4월 제주도 협재해수욕장에서

 

 

 

 

 


 

'NP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움 // 이성부  (0) 2014.08.29
곰배령 // 이석철  (0) 2014.08.22
세상의 모든 뿌리는 젖어 있다 // 강연호  (0) 2014.08.01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0) 2014.07.25
토닥토닥 // 김재진  (0) 2014.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