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5.31(토)
비박지 출발(9.40)_ 잣나무숲(10.40-11.25)_ 하산 완료(11.45)
검은등뻐꾸기의 요란함 지저귐 속에 눈을 뜨니 이미 해가 떴다.
인기척도 들린다. 벌써 올라왔나?
텐트 문을 열고 정상 옆 데크로 갔다 화들짝 놀란다.
분명 어제 저녁까진 나 혼자였는데, 어젯밤 자정 경 올라왔다는 한 분이 텐트 옆에 서 있다.
춘천시내 모습
아침식사를 일찍 끝내고 다시 눈을 붙여 꿀잠을 잔다.
사람들 말소리에 눈을 떠 보니, 춘천서 온 산행객 몇 분이 데크 한 귀퉁이에 앉아 있다.
그후로 두세 명씩 춘천 산행객들이 이어진다.
서둘러 텐트 거두는 모습을 보고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쑥떡 얻어 먹으며 배낭을 꾸린다.
어제는 동백꽃길 오늘은 산골나그네길
잣나무숲에 산림목욕장을 만들어 놓아 눕는 의자가 있다.
늘어져 잠을 청한다.
서울에서 온 듯한 단체 산행객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한바그의 알라스카와 뱅크스를 갖고 있는데,
두 신발 모두 밑창이 떨어져 작년에 교체를 했다.
하지만 지난 지리산 만복대 비박산행 때 뱅크스 발등 부분이 갈라진 것을 확인하고,
새것을 구입했는데 길들이기 없이도 편하게 어제 오늘 산행을 한다.
역시 내 발엔 한바그 등산화가 잘 맞는다.
김유정 문인 동상
그의 작품 봄봄의 한 장면을 묘사한 조각 작품.
탁월한 어휘 선택, 독창적인 해학성, 물씬 풍기는 향토성 그리고 민초의 삶에 대한 애정......
김유정 소설의 키워드들이다.
책 읽기 좋아하는 것을 보시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한국 단편문학 전집을 사 주셨다.
김동인 오영수 박범신 등의 작품을 처음 만났던 때가 바로 그 시절이었고,
당연히 김유정의 소설도 읽었고 그의 매력에 푹 빠졌었다.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대학 시절 신춘문예로 등단하신 국어 선생님이 첫 부임지로 우리 학교에 오셨다.
자신의 데뷔 작품을 국어 시간에 읽어 주시는데,
그것을 집중하여 듣는 학생은 나 혼자뿐이었다.
그 인연으로 선생님의 기억 속에 또렷이 남는 제자가 되었고.......
그 선생님이 바로 지금 김유정 문학촌장이신 전상국 선생님이다.
점심 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어 만나뵙진 못한다.
클릭하면 큰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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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촌 바로 앞에 있는 별관격인 낭만누리에도 가 본다.
전에 왔을 때는 공사중이었기 때문에 내부 관람은 오늘이 처음이다.
낭만적인 전시물들이 여럿 있고,
춘천을 비롯해 강원도 여러 지역의 관광 홍보 홍보물들이 비치되어 있다.
김유정역 앞에 있는 카페에 들려 팥빙수 한 그릇을 먹으며 더위와 싸운다.
폰을 켜 확인하니 35도의 엄청난 무더위다.
남춘천까지 전철로 들어가 청춘열차를 타고 다시 서울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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