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5.25(일)
오전 6시
어젯밤에 바람이 몹시 불었지만, 걱정했던 비는 다행히 오지 않았다.
야간 열차를 타고 온 산행객들이
일출 시각에 맞추어 정상에 오르기 위해 잰걸음으로 걷는 소리에 잠을 깬다.
어제 걸어 온 성삼재와 노고단 방향이다.
만족할 정도로 날씨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어제보다는 훨씬 낫다.
뒤로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8시 30분 비박지 출발
일출 시각을 전후해서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는데,
이제는 썰물같이 빠져나가 조용하다.
이후로도 만난 산행객은 손에 꼽을 정도로,
주능선에 비해 찾는 이가 훨씬 적었다.
산봉우리 너머에 오늘의 종착점 고기리 마을이 보인다.
굽이굽이 넌출넌출 지리산 서북능선. 끝에 바래봉이 희미하다.
지리산 주능선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빛내림이 있었고,
그 와중에 맨 뒤 중간에 지리산 천왕봉이 나타난다.
정령치로 내려가기 직전, 만복대가 멀어진다.
9시 40분 정령치
정령치 휴게소에 처음 들어가 보았다.
국립공원 휴게소라기보다 마치 관광지 휴게소 느낌이 들었던 곳.
커피 한 잔, 아이스크림 하나에 무려 2천 원이다.
큰고리봉으로 올라가는 길, 지금까지 그냥 지나쳤던 개령암지로 들어가 본다.
환상적인 숲이 우리를 맞이한다.
정령습지
바위에 새겨진 부처의 모습을 볼 때 고려 시대 작품으로 추정이 된다.
그런데 개령암 터는 어디에 있지?
아무리 찾아 보아도 찾을 수가 없었는데 아마 이 마애불상군 근처 어딘가일 것이다.
큰고리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만복대와 정령치 휴게소
큰고리봉 정상
10시 50분 큰고리봉
바람이 몹시 불었다. 그리고 간간히 빗방울을 뿌리기도 하고.......
걸어온 길
맞은편의 지리산 주능선
고기리로 내려가는 길
고기리로 하산을 하며 우리는 깜짝 놀란다.
쭉쭉 뻗은 소나무가 울창하고, 산행로엔 솔잎이 융탄자처럼 깔렸다.
솔향기 흠뻑 마시며 걷는 아름다운 길이다.
12시 30분 고기리
지리산 만복대에서 잠을 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상당히 오랜 동안 솔향기 맡는 즐거움을 누리며 비박산행을 마무리한다.
게다가 친절한 마을 민박집 여주인 덕분에 커피 한 잔 마시고 택시를 불러 인월로 향하니
만복대가 만인에게 복을 내려줌은 사실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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