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0(금)
육십령(12:10)_ 할미봉(1:50)_ (서봉샘터)_ 서봉(6:50)
다시 자유새님의 백두대간 걷기에 동참하여 비박산행에 나선다.
덕유산 구간에서 2박을 하고,
나는 향적봉을 거쳐 하산하고 자유새님은 백암봉에서 백두대간으로 뻗어나갈 계획이다.
남부터미널에서 7시 30분 출발,
안의에 11시 35분경 도착하니 운 좋게도 육십령을 넘어가는 버스가 막 출발한다.
파장 분위기가 나는 육십령 휴게소, 게다가 음식은 돈가스밖에 없다.
그런데 그 돈가스가 의외로 상당히 맛있고 주인 남자가 무척이나 친절해,
상큼한 기분으로 덕유산종주 비박산행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육십령)
예전에 이 고개를 넘을 때 최소한 육십 명의 도적을 만난다는 설,
또는 도적이 많아 육십 명 정도의 장정이 모여야 고개를 넘었다는 설.......
들머리는 휴게소 바로 옆에 있다.
육십령에서 할미봉까지는 대체로 평탄한 길인데,
할미봉 근처에 이르면 길이 거칠어지면서 바윗길이 이어진다.
이 근처에 산성의 흔적이 있는데,
그 산성을 축조할 때 할머니들이 치마에 돌을 실어 날랐다는 전설에 따라 할미봉이다.
황매산의 할미산성도 그러한 전설을 갖고 있으니,
할머니들의 대단함이여!
이곳에 서면 서봉 남덕유는 물론 동서남북 근처 산들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오늘은 안개가 짙어 하나도 볼 수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길을 계속 간다.
머리를 돌려 할미봉과 인사하다.
경상남도 덕유교육원 방향
가운데에 조그맣게 보이는 것이 대포바위.
가깝게 보려면 할미봉 정상에서 400여 미터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야 했다.
덕유산을 종주하면,
장쾌한 능선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지만.
이런 정감 있는 숲을 지나는 즐거움도 크다.
교육원에서 덕유산으로 오르는 길은 세 개가 있는데,
처음 만나는 이 길로 오르고자 했지만 들머리를 찾지 못해 마지막 길로 올랐던 지난 겨울의 추억.
오늘의 종착점 서봉
그리고 남덕유산 정상
왼쪽이 서봉 오른쪽은 남덕유산 정상.
그 둘 사이 움푹 들어간 곳에서 지난 겨울 잠을 잤다.
자유새님.
이 주일에 한 번씩 백두대간을 걷고 있다.
멀어져가는 할미봉
이번 비박산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바로 장맛비다.
최근 남쪽 지방에서 형성된 장마전선이 오르락내리락하지만
우리가 산행하는 기간엔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 예보했다.
그러나 오늘 이곳, 습도가 높아지며 안개가 잔뜩 온산을 뒤덮고 있어,
비를 걱정하는 가운데 나름 운치가 있는 풍광을 즐기며 걷는다.
왼쪽에 조그맣게 팻말이 보이는 곳, 서봉 정상이다.
짐을 잠시 내려놓고
서봉에 오르기 전, 샘터로 내려가 물을 뜬다.
서봉 정상
이미 몇 사람으로 이루어진 한 그룹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지난 겨울 친구 둘과 함께 이곳에 자리를 펴려고 했는데,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바람이 게속 불어 노숙을 포기했었다.
그 정도의 바람은 아니지만 오늘도 제법 바람이 분다.
모두 테라노바 텐트로,
왼쪽은 자유새님의 솔라 컴페티션2(1100gr), 오른쪽은 나의 솔라 포톤1(825gr)이다.
금년 여름 텐트를 짊어지고 뚜르 드 몽블랑을 걸을 계획이었다.
그래서 그 동반자로 가벼운 텐트를 알아보던 중 선택한 것이 바로 솔라 포톤1인데,
구입은 서너 달 전에 했지만 설치는 오늘 처음 한다.
상당히 만족한다.
물론 협소하다는 문제점은 있지만 내 구입 목적에 딱 부합하는 녀석이다.
그러나 금년 여름 몽블랑에서 이 녀석을 펴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회사 사정상 8월 하순에 출발해야 하는데,
트레킹 기간에 추석을 맞아야 해서 금년 출발은 포기하고 있다.
오리고기
누룽지.
그렇게 하고 서봉에서 잠 들다.
바람이 분다. 그래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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