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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터키

터키여행 9일(4), 안탈리아에서의 첫날밤

 

 

2012.6.9(토)

 

 

 

5시 20분, 하드리아누스 문

 

 

하드리아누스 문 앞에는 조그만 시민 공원이 있다.

그 앞 벤치에 앉아 안탈리아의 태양을 즐긴다. 문을 들락날락거리는 사림들을 보면서.

 

 

 

 

 

 

 

 

 

현지인들을 상대로 차이를 파는 여인네가 보였다.

나도 한 잔. 0.5리라. 내가 터키에서 가장 싸게 먹은 차이.

이방인의 갑작스러운 주문이 생소한 듯 조금은 부끄러워한다.

옆자리에는 현지인 노인네도 앉아서 차이를 시켜 놓고 끄덕끄덕 졸고 있다.

 

 

 

 

 

 

 

 

 

하드리아누스 문을 통과하는 관광객들의 줄이 계속 이어진다.

스페인 그 친구 숙소도 이 문을 통과해 들어가야 하니까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러나 나타나지 않는 얼굴.

 

 

 

 

 

 

 

 

 

실루엣으로 보이는 사람이 차이를 팔던 그 여인.

조그만 공원을 저 여인이 주기적으로 돌며 차이를 팔고 있었다.

잠시 후 빈잔을 수거하러 왔을 때 한 잔 더.

 

 

 

 

 

 

 

 

 

왜 그랬을까?

서로 숙소의 이름을 적어 놓기만 했어도 쉽게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숙소 이름은 커녕 서로의 이름조차 말하지 않았고,

함께 기념 사진 한 장도 안 찍었다.

당연히 이곳에서 어울려 돌아다닐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기에.

 

 

 

 

 

 

 

 

 

 

 

 

 

 

 

 

 

 

 

 

 

 

 

 

 

잠시 쉬기 위해 숙소로 돌아갔다.

체크 인할 때 다소 불쾌한 인상을 주었던 사람은 보이지 않고,

30대 중반의 사람이 맞이한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사람이 스태프이고 그 사람이 주인인 줄 알았는데

대화를 해 보니 이 사람이 주인이다.

 

한국에서 터키여행 계획을 짤 때,

오늘은 안탈리아 곳곳을 누비고 내일은 근교에 있는 고대도시 페르게 아스펜도스 시데를 돌 생각이었다.

만일 그렇게 하려면 오늘 그 세 도시를 도는 투어를 신청해야 한다.

그런데 이곳 안탈리아에 와서 마음이 바뀌었다.

 

첫째는 내가 너무 달려왔다.

터키에 도착한 첫날부터 어제까지 너무 완벽하게 여행 일정을 소화했다.

욕심내서 만든 일정표였는데.

조금은 지친다. 여기서 내일 하루는 쉬자.

 

둘째는 역시 그 스페인 친구다.

내일까지 돌아다니면 혹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서로 상대방 나라에 초대하기로 했던 친구인데.

 

셋째는 투어에 대한 불만이다.

비록 배낭여행을 왔지만 투어에 참가할 경우 작은 패키지 여행이다.

카파도키아에서 있었던 그린 투어에 대한 실망이 너무 크다.

 

주인에게 고대도시 셋 가운데 하나만 골라달라고 했다.

마음속으론 바닷가 고대 도시 시데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페르게를 권한다.

세 곳 다 다녀온 현지인이 권하는데야 뭐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내일 아침에 대절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거리에 내걸려 있는 포스터엔 페르게까기 택시비가 50유로인데, 45유로만 지불하면 된다고 한다.

 여행 경비가 더 들겠지만, 편안하게 하기로 했다.

 

 

 

 

 

 

 

 

 

 

 

 

 

 

 

 

 

하드리아누스 문을 통과해 다시 시내로

 

 

 

 

 

 

 

 

 

시계탑 광장

 

 

 

 

 

 

 

 

 

 

 

 

 

 

 

 

 

광장에서 바라보는 마리나 항구 방향

 

 

 

 

 

 

 

 

 

이블리 미나레. 높이 38m.

이블리는 '홈'이란 뜻으로 미나레 외벽에 붉은 벽돌로 여덟 줄의 세로 홈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13세기 룸 셀주크의 술탄, 알라딘 케이쿠바드가 세웠다.

해가 질 때면 저 미나레는 황금색으로 빛난다.

 

 

 

 

 

 

 

 

 

 

 

 

 

 

 

 

 

저녁이 되면 시계탑 앞 광장은 수많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거리의 악사들도 등장하고.

 

 

 

 

 

 

 

 

 

말을 타고 시내를 한 바퀴 도는 사람들도 있고.

 

 

 

 

 

 

 

 

 

시계탑과 하드리아누스 문 사이에 길쭉한 건물 두 채가 온통 식당이다.

이곳은 그 건물들 사이의 식당가.

 

 

 

 

 

 

 

 

8시 20분, 저녁 식사

 

 

 

 

 

 

 

 

 

 

 

 

 

 

 

 

 

 

 

 

 

 

 

 

 

 

 

 

 

 

 

 

 

 

다시 하드리아누스 앞 공원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 쳐다보고

스페인 친구 기다리고.......

 

주변 친구들 가운데 나홀로 배낭여행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미 오래 전부터 나홀로 비박산행, 나홀로 배낭여행을 다녀 본 결과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

어차피 내가 좋아 떠나온 여행,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내 취향대로 움직일 수 있어서 좋다.

그래도 때로는 외로움을 느낀다. 오늘같은 밤이 그렇다.

 

하드리아누스 문 바로 뒤에 있는 라이브 카페에 들어가,

음악을 들으며 맥주 두 병으로 오늘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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