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4.23(월)
장가계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안개가 잔뜩 끼고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모를 우중충한 날씨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장가계 일기예보를 보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
우리가 여행하는 기간 동안 大雨......이것이 중국 기상청의 일기예보였다.
게다가 벼락까지 친다고 했는데, 어제 가이드가 전혀 걱정 말고 운수에 맡기라 했다.
장가계 날씨는 일년 내내 비가 올 것 같은 태세이지만 실제 내리는 것은 그날그날 운수에 달렸다고 한다.
일기예보가 맞다면 지금 번개가 치고 있어야 하는데.......
그럴 태세는 되어 있지만 아직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
가이드의 말이 맞는가 보다.
호텔에서의 아침 식사, 뭐 그럭저럭이다.
이곳에는 과일이 많다는데 과일이 시원하게 놓여 있지 않다.
우리가 머문 곳은 4층.
식사 후 3층에 있는 정원에서 잠시 산책을 하고.......
한고조 유방이 초패왕 황우를 물리치고 천하통일을 한다.
그 후 그의 아내 여후의 모략에 따라 충복 소하와 한신을 제거한다.
유방의 지략가였던 장량도 생명의 위협을 느껴 병을 핑계로 도망가는데 그가 머물렀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원래 이곳 원주민들은 토가족으로 산적질을 하며 살았다.
그들은 처음에 장량을 미더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농사 짓는 법을 가르치고 수차 이용을 소개하면서 점차 신임을 얻게 된다.
그런데 여후가 계속 한고조를 부추겨 한고조는 장량을 잡으로 병사들을 파견하지만,
용맹스러운 토가족은 지형지물을 이용해 한고조의 병사들을 물리친다.
그후 한고조는 이곳을 '장씨 일가들이 사는 땅'이란 뜻으로 장가계라 명한다.
장량의 묘가 이 근처 어느 곳에 있다고는 하는데 아직 찾지 못했다고 한다.
장가계 대협곡으로 들어가는 길목,
천 원, 천 원 소리가 요란하다.
90%가 넘는 관광객이 한국인이다.
대부분의 물건은 천 원 단위로 판매되고 있었다.
10시 15분, 장가계 대협곡 입구
장가계 대협곡 코스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가파르게 떨어지는 길을 계단으로 내려간 후, 대리석으로 만든 미끄럼틀을 이용해 평지까지 간다.
그리고 트레킹을 잠시한 후, 호수에서 배를 타고 나온다.
주변의 경관이 아기자기하고 뛰어나지만,
안개가 잔뜩 끼어 사진은 별로.......
장가계 여행 내내 그러했다.
그나마 비를 안 만난 것이 다행.
중간에 대리석으로 만든 미끄럼틀이 있다.
중간에 잠시 끊어졌다 다시 시작.
폭이 좁고 경사가 심하지 않아 사고 위험성은 거의 없다.
양발을 벽에 붙여 속도를 조절한다.
옷의 엉덩이와 허벅지 부분을 보호하기 위한 덧옷을 둘러 입는다.
미끄럼틀 종점 지점
그리고 3,40분의 트레킹 구간
아열대 기후 특성의 자연이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 우산을 펼쳐 든 사람도 보인다.
게다가 걷는 길 바위 위에서 물이 떨어지는 곳이 많아 단순할 것 같았던 트레킹에 재미를 준다.
딸아이는 대협곡 출발선에서 비닐 우의를 천 원 주고 샀는데, 입다가 찢어졌다!
그러나 우의 없이도 걸을 수 있을 만큼의 가랑비가 잠시 내렸다.
오히려 중간중간 산 위에서 흘러내려 바위 위에서 떨어지는 물이 더 큰 문제였다.
그래도 후다닥 뛰어가면 끝.
화장실......그럴싸하다.
잠시 걸어 나가는 동굴, 막막동.
안에 전혀 빛이 없어 말 그대로 막막하다.
아마 예전에는 이 굴의 이름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관광지화 되면서 이 조그만 굴도 제 이름을 갖게 되었으리라.
석회층 지대의 독특한 물 색깔
12시 25분, 신천호 선착장에 서다
여기서 배를 타고 종점으로 나간다.
대협곡은 개발한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이 합작 투자를 했다는 말도 있다.
우리가 간 날 관광객의 90%가 한국인.
웅대하다기 보다는 아기자기한 코스다.
선착장에 사람들이 몰려 병목 현상이 발생.
한쪽에선 호수 위로 걷는 길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등을 보이고 있는 저 분, 연세가 지긋하신 분이다.
쇠기둥을 옮기는데 위태위태하게 움직이신다.
장가계의 여행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과연 인간이 만들었을까 싶은 길들이 많다.
그 길을 만드는 과정에서 숱한 사람들이 죽었다고 한다.
어쩌면 인구가 많은 중국이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는지도 모른다.
선착장의 사람들이 떠나가는 배를 보며 부러워 하고 있다.
저들은 유람선을 타고 유유히 사라지는 사람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대협곡의 종점.
장가계의 다른 관광 명소에 비해 가장 스케일이 작다.
어쩌면 가이드가 이 코스를 맨 먼저 선보인 이유가 그것일 수도 있다.
만일 다른 코스들을 다 보고 여기 왔다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었을 테니까.
그래도 다른 코스들에 비해 아기자기한 맛은 있다.
오후 1시 30분, 식당
점심을 먹었던 식당.
식당 앞에서 한 아줌씨가 천 원권을 두둑히 들고, 만 원권과 교환해 주고 있었다.
장가계 어디서나 한화가 자유롭게 통용되고 있다.
위안화는 장사에서 장가계로 가는 도중 들리게 되는 휴게소에서만 사용했다.
삼겹살, 고기는 맛있었으나 반찬들이 대부분 짜다.
장가계는 아열대 기후인 탓에 음식들 대부분이 짠 편이다.
김치도 나오긴 하지만 입맛에 맞지를 않는다.
출국할 때 포장 김치 세 봉과 튜브 고추장을 갖고 갔는데
고추장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김치는 부족했다.
장가계 주택은 이처럼 대부분 이층 구조다.
비가 많이 오고 습해, 아래층은 창고 따위로 쓰고 이층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오후 2시 40분, 쇼핑 센터
패키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쇼핑 센터 순례.
예전엔 이런 행사가 지긋지긋했지만,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 나라의 특산물을 관광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즐기자는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
세 종류의 차를 소개한다.
아내는 미인차를 하나 사고, 보이차는 마지막날 면세점에서 사기로 작정하다.
'아시아 여행 > 중국 장가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가계 여행 3일 (1), 황룡동굴 (0) | 2012.05.08 |
---|---|
장가계 여행 2일 (4), 장가계의 밤 (0) | 2012.05.07 |
장가계 여행 2일(3), 원가계 (0) | 2012.05.04 |
장가계 여행 2일 (2), 보봉호 (0) | 2012.05.03 |
장가계 여행 1일, 장가계로 가다 (0) | 2012.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