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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비박산행

국망봉 비박산행 2일

 

 

2012.1.1(일)

 

 

비박지 출발(11:40)_ 국망봉 정상(1:15)_ 대피소(2:05-2:25)_ 임도(3:30)_ 휴양림 주차장(3:50)

 

 

편안한 밤이었다. 어젯밤 산 전체에 바람이 안 불었는지 아니면 우리들 사이트에만 바람이 안 불었는지 겨울

밤치고는 무척 고요한 밤이었다. 게다가 한 해를 넘기고 새 해 첫날을 맞는 밤이니 거룩한 밤. 일기예보에 따

른 최저 기온도 영하 10도, 겨울치고는 따스한 밤이었다. 

 

 

 

 

 

 

 

새해 첫 날을 맞는 아침이다.

일기예보에서는 흐릴 것이라 했는데 황금빛 아침 햇살이 눈 위에 내려앉고 있었다.

윗동네에 텐트를 친 친구가 아침해 뜬다고 소리친다.

밖으로 나와 보았다.

온전하지는 않지만 분명 둥근 해가 뜨고 있다.

내 성격이 이상한가?

새해 첫 날의 해에 대해서 지금껏 특별한 의미를 갖고 쳐다 본 적이 없다.

내게 있어 그 해는 어제의 해일 뿐이다.

 

 

 

 

 

 

 

 

차라리 이런 모습에 눈길이 더 간다. 전형적인 파란 겨울의 하늘.

그러나 아쉽게 이것도 잠시, 날씨가 예보대로 흐려졌다.

 

 

 

 

 

 

 

 

자유새님이 지난 연말에 주신 인테그랄디자인의 Hot Socks.

프리마로프트가 충전된 텐트 슈즈, 아니 텐트 양말이다.

부피나 무게 때문에 텐트 슈즈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지난 번 함백산 비박이나 이번에 써 보니 혹한기가 아니라면 핫 팩 없이 침낭 안에서 사용할 수 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밤에 잠시 용변을 보러 나갈 때 무척 유용하다.

바닥이 완전 방수라 번거롭게 등산화를 신을 필요가 없다.

비박지에 도착하면 즉시 양말을 벗고, 발을 물 휴지로 닦은 후, 이 양말을 신는다.

텐트 설치시 내부 찍찍이를 붙일 때, 등산화가 성가셨는데 이 양말을 신고 작업하니 편안하다.

 

 

 

 

 

 

 

 

윗동네 인간들이 텐트를 활짝 열고 침낭 안에 누운 채 침낭을 말리고 있다.

아침을 느긋하게 먹잔다.

커피 두 잔으로 한기를 녹이고.......

 

 

 

 

 

 

 

 

 

 

 

 

 

 

 

 

 

 

 

 

 

 

 

 

 

 

 

 

 

 

 

 

 

 

 

 

길을 나서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앞에 펼쳐져 있다.

 

 

 

 

 

 

 

 

어제 온 길의 모습

 

 

 

 

 

 

 

 

 

 

 

 

 

 

 

 

 

 

 

 

 

 

친구가 선자령 비박을 생긱헸던 이유 가운데 하나,

이곳의 적설량에 대해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겨울이 되면 한북정맥에 눈 없는 날이 있던가?

 

 

 

 

 

 

 

 

 

 

 

 

 

 

 

 

 

 

 

 

 

 

 

 

 

 

 

 

누군가 또 사설 이름을 지어 놓았다.

땡벌봉?

땡벌집이 있는 곳인가?

 

 

 

 

 

 

 

 

 

 

 

 

 

 

 

 

 

 

 

 

 

 

우리가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하늘이 흐려지더니,

산행 중엔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그리고 공기 중의 수증기들이 얼음으로 변해 있었다.

 

 

 

 

 

 

 

 

 

 

 

 

 

 

 

 

 

 

 

 

 

 

 

 

 

 

 

 

 

 

 

 

 

 

 

 

국망봉 정상.

이 지역 산과 지명엔 궁예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이 산 역시 그러하다.

강원도와 경기도 지역 대부분을 장악해 승승장구하던 궁예가

왕건에게 일격을 당한 후, 이곳에 올라 철원 평야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한다.

잃어버린 권세를 아쉬워함인가?

펼쳐 보지 못한 자신의 이상에 대한 미련 때문인가?

 

한 나라의 통치 지도자로서 바람직한 모습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국민과 소통하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

또는

도덕적으로 모범을 보이면서, 바람직한 가치관으로 대중들을 이끄는 사람,

이 두 부류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소통을 거부하고, 일반 국민들보다 못한 도덕적 수준에 머무르면서 가치관 또한 보잘 것 없다면?

국민들로선 자연적 재해보다 더 무서운 재앙일 것이다.

불행하게도 그런 사람이 멀리 있지 않다.

 

엄이도종(俺耳盜鐘) 나쁜 일을 하고 남의 비판 듣기 싫어서 귀를 막는다.

파사현정(破邪顯正) 그릇된 것을 깨뜨리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

대학교수들이 뽑은 지난 해 우리 사회의 모습이 전자요, 금년 희망 메시지가 후자다.

현재 우리 사회가 어디쯤 와 있는지 너무나 정확하게 표현하는 사자성어들이 아닐 수 없다.

 

 

 

 

 

 

 

 

광덕고개에서 이어져 온 길이 이 국망봉을 거쳐

개이빨산과 민둥산 그리고 도성고개로 이어진다.

만일 국망봉과 더 가까운 곳에서 비박을 했다든지, 비박지에서 일찍 출발했다면

개이빨산까지 갈 수 있었는데.......

다음을 기약한다.

 

 

 

 

 

 

 

 

인간은 창조적인 동물이다.

국망봉 정상에서 산행객들이 비닐 하우스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마치 비누방울같은 모습이 정겹다.

 

 

 

 

 

 

 

 

하산은 국망봉 2코스로.

정상에서 왔던 길로 조금 내려와야 있다.

 

 

 

 

 

 

 

 

공포의 하산길, 엄청나게 가파르다.

아마 우리나라 산 가운데 가파른 곳으로 손 꼽을 수 있는 몇 곳 가운데 하나다.

눈이 녹는 계절엔 거의 절망이다.

 

 

 

 

 

 

 

 

 

 

 

 

 

 

 

 

 

 

 

 

 

 

코스 중간에 있는 무인 대피소.

몇 년 전, 설날인가 신정 때인가 두 쌍의 부부가 산행을 하다가

이 코스에서 동사했다.

그 후엔 만들어진 대피소.

잠도 잘 수 있고, 식사도 할 수 있다.

쓰레기를 생산하는 유일한 동물, 인간의 모습이 대피소 주변 곳곳에 보인다.

 

 

 

 

 

 

 

 

 

 

 

 

 

 

 

관절이 안 좋은 사람은 더욱 괴롭고 괴로운 하산길 코스.

 

 

 

 

 

 

 

 

 

 

 

 

 

 

 

 

 

 

 

 

 

 

 

 

 

 

 

 

 

 

 

 

 

 

 

 

임도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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