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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비박산행

지리산 비박산행 2일

 

 

2011.8.13(토)

 

 

비박지 출발(7:00)_ 화개재(7:10)_ 토끼봉(8:08)_ 총각샘(9:00-11:10)_ 연하천대피소(12:35-2:15)_ 벽소령

대피소(4:48)_ 경남 함양군 마천면 음정마을(7:05)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어젯밤 하늘에 총총 뜬 별을 보며 오늘은 기상청 예보와 달리 날씨가 좋아질지도 모

른다는 희망을 가졌지만 어제보다 더 안개가 짙게 드리웠다. 오늘도 비가 오면 또 어떠랴.  오늘만큼 안개

가 깔리고 오늘만큼 비가 올 날은 내 평생 딱 한 번일 것이다. 아니, 수천 수만년을 서 있는 이 지리산에서

도 오늘같은 날씨는 오늘 딱 하루일 것이다. 그래, 즐기자 오늘의 지리를!

 

 

 

 

 

 

 

 

 

 

 

 

 

 

 

비박지의 아침

 

 

 

 

 

 

 

 

 

 

 

 

 

 

 

다시 올라 선 화개재.

두 젊은이가 벤치에서 비닐을 덮은 채 자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빗줄기가 세차지는 않았다.

 

 

 

 

 

 

 

 

 

 

 

 

 

 

 

총각샘, 산행로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빗줄기가 다시 굵어진다.

이 근처에 타프를 치고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빗줄기가 다시 가늘어지자 길을 떠난다.

 

 

 

 

 

 

 

 

 

 

 

 

 

 

 

 

 

 

 

 

 

 

 

 

 

 

 

 

 

연하천대피소.

예전에 왔을 때는 개인이 운영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공단에서 관리한다.

보통 지리산 종주를 하는 사람들이 새벽 4시경 노고단을 출발해,

11시경 이곳에 도착한 다음, 점심을 먹는 곳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즈음, 빗줄기가 상당히 굵어졌다.

우리는 마당 한켠에 타프를 치고 비를 피했다.

오후에 강수량이 많아질 터이니, 대피소 예약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하산하라는 경고 방송이 계속된다.

 

 

 

 

 

 

 

 

빗줄기가 계속 걷고 싶은 자의 발길을 잡는다.

타프를 치지 말라는 방송이 계속되지만 이미 10여 개의 타프가 연하천 마당에 날개를 펴고 있다.

빗줄기가 그치지 않고 있지만 우리는 타프를 걷고 그냥 걷기로 했다.

발길을 어디서 멈추어야 할 지 기약도 없이.......

 

 

 

 

 

 

 

 

 

 

 

 

 

 

 

방학, 연휴.

지리산길을 사람들에 떠밀리며 걸을 줄 알았다.

그러나 비의 영향인지 일정한 거리를 두고 걸을 수 있는 상황.

그래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비를 맞으며 걷는다. 말도 없이.

각자 무슨 생각을 하며 걷고 있을까?

 

 

 

 

 

 

 

 

 

 

 

 

 

 

 

벽소령대피소.

식당 안은 사람들로 가득하나,연하천대피소보단 덜하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하산한 듯하다.

원래 우리 계획은 세석산장까지 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그냥 하산하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대피소 앞 음정마을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2,30분 내려서면 고압선 철탑이 있는 커다란 공터가 있다. 그리고 이후는 임도.

고압선을 피해 다른 곳에 자리 잡으려 했지만, 적당한 곳이 없어 결국 음정마을까지 걸었다.

 

배낭 덮개를 했지만, 이미 배낭 안의 짐들은 눅눅해지고 어떤 것은 물을 머금었다.

스마트 폰을 꺼내 보니 습기가 찼다. 사망.......

결국 지리산에서 돌아온 후, 비싼 수리비를 내고 AS를 받아야만 했다.

카메라 고장 안 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길게 이어지는 임도.

어떤 곳은 폭우로 길이 푹 꺼져버렸다.

 

 

 

 

 

 

 

 

비박지를 찾아 걸어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음정마을 입구에 이르렀다.

백숙 집에서 저녁을 먹는데, 하산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연하천 또는 벽소령에서 지리산 종주를 포기하고 내려온 사람들이다.

이미 방은 동이 났고, 식당으로 사용하는 마당의 평상들도 잠자리로 임대하고 있었다.

 

우리들은 식사 후, 근처에 있는 지리산휴양림으로 떠났다.

방이나 데크는 엄두를 못 내지만 휴양림 내 아무곳에나 텐트를 치고 잘 요량이었다.

그러나 정문에서 체크, 식당으로 되돌아 왔다.

이제 식당에도 빈 자리가 없다.

오직 하나......옥상이다!

타프 두 개를 연결하여 지붕을 만들고 나니, 빗줄기가 타프를 친다.

옹색한 잠자리이지만 그나마 타프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낭만을 노래한다.

 

다음 날 아침이다.

계획대로라면 세석산장 부근에서 잠을 깨 남부능선을 걸어야 할 날이다.

그러나 우리는 음정마을 민박집 옥상에서 눈을 떴다.

배낭을 꾸려 주인 집 차에 몸을 싣고 마천면으로 나간 다음,

정읍을 거쳐 서울로 올라왔다.

동료 한 사람은 휴가가 이틀 더 남았다고, 홀로 지리산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의 뒷모습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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