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에 처음 관심을 가졌을 때, 나는 그 용어가 우리말인줄 알았고 좀 시간이 흘러서야 외 그 용어
가 외래어임을 알게 되었다. '비상 숙박' 정도의 의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은 외래어였다.
비박은 불어의 bivouac, 독일어의 biwak에서 유래한 말이다. 텐트처럼 비 눈 바람 따위를 피할 수
있는 장비 없이 집 밖에서 자는 행위를 말한다. 이 행위는 의도적일 수도 있고,의도적이지 않은 긴
급 상황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 이런 점을 놓고 보면 비상 숙박이라고 생각했던 처음 내 생각이 꼭
틀린 것은 아니다. 단지 어원이 어디에서 왔는지만 몰랐을 뿐이다.
백패킹(backpacking)은 등짐, 배낭(backpack)을 지고 여행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가 소
위 말하는 배낭여행을 영어로 말할 때 이 용어를 사용한다. 캠핑은 일정한 장소, 즉 캠핑장(campi
ng site)에 텐트를 치고 야외 생활을 즐기는 행위를 말한다.
어원이 그렇단 말이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은 이 용어들을 어떤 의미로 사용할까? 아웃도어 생활에
관한 여러 커뮤니티에 사용된 그들의 용어도 조금은 혼란스럽다.그러나 대체적으로 쉘터 정도의 주
거 장비를 갖고 숙박하는 것을 비박으로, 의식주에 관한 장비를 배낭에 넣고 산과 들로 다니며 자는
것을 백패킹으로, 일정한 곳에 머물며 야외 생활 즐기는 것을 캠핑이라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비박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단지 아웃도어 용품 업체에서 쉘터 제품을 설명할 때 비
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떤가? 백패킹과 캠핑은 거의 정확하게 사용되고 있다.그러나 비박이라
는 용어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등산을 하며 백패킹하는 것을 비박으로, 들과 계곡으로 이동
한 후 캠핑하는 것을 백패킹, 일정한 곳에 머물며 숙박하는 것을 캠핑이라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
다.
언젠가 어떤 분이 내 블로그에 비박이 아니라 캠핑이네요, 라고 약간은 빈정대는 투로 댓글을 다신 적
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백패킹이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사용하는 용어를 바꾸고 싶지는 않다.
어떤 분이 휴대폰을 바꾸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는데, 정확한 용어인 셀폰이나 모바일 폰으로 검색
했다고 치자. 사회적으로 흔히 쓰이는 용어인 핸드폰으로 검색했을 때보다 훨씬, 거의 비교가 되지 않
을 정도의 정보밖에 얻지 못할 것이다. 어원이야 어떻든 이미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것을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가능한 적은 짐을 지고, 백패킹보다는 다소 거칠게 걸은 후,숙박하는 것....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비박의 개념이다. 실제 아무런 숙영 장비 없이 노숙하는 것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
해 인터넷 상에서 '비박'을 검색하는 사람들에겐 좀 미안하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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