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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길

백봉산 임도

 

 

2009.11.28(토)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마치고 귀국한 후, 첫 산행하는 날입니다. 가까운 친구와 산행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날입니다. 어느 산으로 갈까 하다가 서울에서 가까운 백봉산에 다녀왔습니다. 승용차를 이용해 덕소를 거쳐 묘적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은 12시 50분. 늘 하던 대로 묘적사 경내를 한 바퀴 돌고 시작했습니다.

 

 

제가 백봉산에 처음 갔던 몇 년 전에 비해 많은 것이 바뀌었지요. 그때는 묘적사 옆 대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지금은 막아놓았습니다. 사찰 왼쪽에 있는 정자나무집 뒤로 올라가야 하는데, 오늘 가 보니 그 자리도 철조망으로 막아놓았더군요. 백봉산 주인이 바뀌었답니다. 예전에는 무슨 제약회사였는데 지금은 개인 소유가 되었다는군요. 철조망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래도 사람들이 드나든 흔적이 있는 곳이 있어 그곳으로 돌아갔습니다.

 

 

안에 들어가니 예전과 달리 사람들이 전혀 보이지 않더군요. 이거 뭐 무단 침입으로 잡혀 가는 것 아닌가 은근히 걱정도 되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출입금지라는 팻말은 보이지 않고, 사유지이니 과실물을 함부로 채취하거나 산림을 훼손하지 말라는 경고문만 있더군요.

 

 

길에 내려서서 조금 걸으면 두 갈래 길이 나오죠. 어느 길을 택하든 연결이 됩니다. 오른쪽길로 올라갔습니다. 잠시 후면 백봉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여야 하는데, 흔적을 찾기가 힘들더군요. 전에는 산악회 리본 표지가 있고, 올라가는 길 흔적이 또렷했는데, 리본도 없어지고, 흔적들도 지워놓은 것 같더군요. 뭐 꼭 정상에 갈 필요가 있겠는가 싶어 그냥 임도길을 걸었지요.

 

 

비록 시멘트길이 대부분이지만 아주 호젓하고 부담 없이 이어진 임도길입니다. 슬슬 걷다 보면 어느새 처음에 갈라졌던 길을 다시 만나고 정문 가까이 갑니다. 그런데 정문 근처에서 원래 들어왔던 오른쪽 언덕으로 오르려다 보니, 왼쪽 냇가를 건너 묘적사로 바로 가는 길이 보이더군요. 우리는 그 길로 왔지요. 쉬면서 걸어도 2시간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전에 스위스에 살고 있는 친구가 제 블로그에서 우리나라 산들을 보고 무척 아름답다면서 알프스보다 낫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참 배 부른 소리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이번에 안나푸르나에 갔다와서 생각해 보니 그 말에 일리가 있더군요. 어느 곳이 더 좋다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이 지니는 각자의 아름다움이 있더군요. 백봉산만 하더라도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숲길이 주는 정겨움은 너무나 좋습니다. 물론 높이의 정복에만 신경 쓰는 사람에게는 시시하겠지만.

 

 

오늘 산길을 나오기 직전, 산행객 서너 사람을 만났습니다.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출입을 까다롭게 만들면서 생긴 결과인 듯 싶습니다. 새 주인을 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작년에 갔을 때,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과실물을 따는 사람들을 꽤나 보았거든요. 완전히 출입금지를 시키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묘적사 방면에서 백봉산 정상에 오르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여러 상황이 마음에 안 든다면 반대편 홍유릉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묘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묘적사

 

 

 

 

 

 

 

 

 

 

 

 

 

 

 

 

 

 

 이 식당 오른쪽 언덕 위 철조망을 넘어간다.

 

 

 

 

 

 

 

 

 

 갈림길. 서로 연결되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가도 된다.

 

 

 

 

 

 

 

 

 

 

 

 

 

 

 

 

 

 

 

 

 

 

 

 

 

 

 

 

 

 

 

 

 

 

 

 

 이 근처에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었는데.......

 

 

 

 

 

 

 

 

 

 

 

 

 

 

 

 

 

 

 

 

 

 

 

 

 

 

 

 

 

 

 

 

 

 

 

 

 

 

 

 

 

 

 

 

 

 

 

 

 

 

 

 

 

 

 

 

 

 

 

 

 

 

 

 

 

 

 

 

 

 

 

 

 

 

 

 

 

 

 

 

 

 정문 근처의 냇가. 이 내를 건너면 묘적사로 바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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