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3] 안나푸르나 트레킹 13일, 카트만두로 넘어가다

 

 

 2009.11.18(수)

 

 

카트만두로 떠나는 날이다. 밖으로 나와 피씨방으로 갔다. 한국으로 전화도 하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국내 소식 이것저것도 살펴보았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이후 국내 소식을 가장 많이 알았던 날이 바로 이 날이다. 아시아 클럽 축구선수권 대회에서 포항 스틸러스가 우승했다는 소식도 이때야 알았다. 막상 포카라를 떠나려니 아쉽다. 특히 이곳에 처음 왔을 때, 호수변을 쭈욱 걷기도 하고, 호수를 바라보며 낮잠도 즐기려 했건만......뭐가 그리 바빴는지 그냥 떠난다. 이 낭만적인 도시에 또 올 수 있으려나.

 

 

12시 경 대절버스가 왔다. 어제 룸비니에 다녀왔던 버스보다 크고, 신형이어서 조금은 편한다. 포카라를 떠나기 전, 어딘가로 갔다. 인력시장 비슷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임시 조수 한 명을 태운다. 음식 제공해 주고, 하루에 100루피 정도 준다고 한다. 우리 돈으로 고작 2000원 미만!

 

 

미니버스에 무슨 조수가 필요할까 했지만, 금세 조수의 역할이 나타났다. 고속도로 진입 시, 조수가 포스트로 쪼르르 달려가더니 표를 끊어 온다. 카트만두로 가는 도중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었다.

 

 

말이 고속도로이지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시골의 오래 된 국도와 비슷한 길이다. 길 옆으로 사람도 다니고 동물들도 다닌다. 차선도 없다. 온전히 두 대가 다닐 정도의 넓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리다가 저쪽에서 차가 오면 적당히 서로 피해가거나 한 대가 양보한다. 아찔아찔하다. 그러나 의외로 교통사고율은 우리나라보다 적다고 한다. 까마득히 산 위로 올라 내달릴 때도 있다. 어디선가는 절벽에 걸려 있는 화물 트럭도 보았다. 낭떠러지로 떨어진 것을 끌어올린 것이라 한다.

 

 

어제도 하루 종일 미니버스를 탔는데, 오늘도 7시간 가까이 시달렸다. 일행들 모두 파김치가 되어 고개를 떨구고 잠이 들었다. 해는 뉘엿뉘엿 지고.......그럴 즈음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공기가 탁해 숨이 컥컥 막혀왔다. 집을 나올 때, 딸아이가 신종인풀렌자를 걱정하며 건네주었던 1회용 마스크를 꺼내 썼다. 차창 밖을 보니 마스크를 쓰고 오토바이로 내달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상대쪽 차량을 요리조리 피하며 달리는 차량들의 경적소리도 끊임없이 들려온다.

 

 

타멜거리. 카트만두의 여행자거리다. 이 거리를 중심으로 여행자 숙소들이 늘어 서 있다. 우리에게 버스를 대여해 준 회사 사장이 소개한 숙소에 갔다.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시설이 열악하다. 포카라에서부터 따라온 산촌다람쥐 이 사장과 다른 숙소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결정한 곳이 '붓다 호텔'. 여행 안내서 어디서에선가 본 듯하다. 겉은 그럴 듯했지만, 안에 들어가 보니 우리나라 일반적인 모텔 수준보다 못하다. 그래도 이것이 상급에 속한다고 해서 짐을 풀었다.

 

 

이 사장 소개로 15분 정도 거리의 한국 식당에 갔다. 시설은 비교적 깨끗한 편이었지만, 여행자들이 이용하기에는 다소 비싸고 시설이 너무 잘 되어 있어 오히려 불편하다. 식당에서 나와 숙소로 오는 길, 들어갈 때와는 전혀 다른 도시의 뒷모습을 보았다. 노숙자에 약을 먹은 듯한 젊은이들이 거리 곳곳에 쓰러져 있다.

 

 

방에 들어와 짐을 정리하고, 후배와 함께 잠시 밖으로 나왔다. 11시가 조금 넘었고, 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이층 맥주집으로 올라가 네팔산 맥주인 에베레스트 두 병을 시켰다. 그런데 한 병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물질이 나왔다. 우리 추측엔 다른 손님들이 남긴 술을 모아 한 병을 만든 듯하다. 안주 없이 먼저 시켰던 한 병만 먹고 돌아왔다. 이렇게 카트만두에서의 내 생애 첫 날은 갔다.

 

 

 

 

 

 

 

 

 포카라 리버사이드 큰길 2층에 있던 피씨방 주인. 한국에 와 돈을 벌어 피씨방을 차렸다고 한다. 이런 곳에서 인터넷으로 국제전화를 할 수 있다. 포카라의 경우, 1분에 20루피 정도를 받았는데, 이 피씨방의 경우, 한국인에게만 10루피씩 받았다. 네팔에서의 한국 이미지는 상당히 좋은 편이었고, 한국인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두 청년이 서 있는 저 박스가 고속도로 표 티켓 발급소. 황당하다. 기사가 잠시 차를 세우고 있으면 조수가 냅다 달려가 표를 끊어온다.

 

 

 

 

 

 

 

 

 

 이런 길을 달린다.

 

 

 

 

 

 

 

 

 

 휴게소에서

 

 

 

 

 

 

 

 

 

 

 

 

 

 

 

 

 

 

 

 

 

 

 

 

 

 

 

민물고기를 튀겨 파는 어느 유명한 휴게소 식당에서. 꽤나 이름이 알려졌는지 손님들이 빼곡했다.

 

 

 

 

 

 

 

 

 

 

 

 

 

 

 

 

 

 

 카트만두로 진입. 버스터미널.

 

 

 

 

 

 

 

 

 

 국제적으로 유명한 여행자 거리......타멜.

 

 

 

 

 

 

 

 

 

 저녁을 먹었던 식당.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하면서 소박한 것에 길들여져 있던 우리들에게 이런 식당은 너무 호사스러웠다. 이 사장이 나름 우리의 품위(?)를 지켜 주려 소개한 듯 했지만, 여행 체질에 맞지 않아 다음날부터는 발을 끊었다.

 

 

 

 

 

 

 

 

 

 

 

 

 

 

 

 

 

 

 숙소로 향하던 길

 

 

 

 

 

 

 

 

 

 슈퍼다. 가게마다 물건값이 달랐다. 보통 이렇게 크고 깨끗한 곳은 물건값이 비싼 편이다.

 

 

 

 

 

 

 

 

 

 

 

 

 

 

 

 

 

 

붓다 호텔 숙소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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