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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행/안나푸르나

[lx3] 안나푸르나 트레킹 11일, 포카라에서 휴식을

 

 

2009.11.16(월)

 

 

 

아침 6시 경 잠에서 깼다. 원래 올빼미형이어서 늦잠을 자는 편이다. 그러나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하며 6시 이후에 일어나 본 적이 없다. 공기가 맑은 탓인가? 아무리 전날 술을 많이 먹었어도, 피곤했어도 빠짐없이 6시 전에 일어나 움직였다. 보통 5시면 눈을 떴다.

 

 

오늘 원래는 부처님 탄생지인 룸비니에 가기로 했었다. 그러나 계획을 바꾸어 내일 그곳에 가고, 오늘은 트레킹의 피로를 포카라에서 풀기로 했다.

 

 

산촌다람쥐는 소문 그대로 포카라에서 우리나라 트레커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 혼자 여행 온 젊은 친구들도 많았고, 다른 숙소에서 자는 친구들도 정보를 얻으러 아침 일찍 들려 이 사장에게 도움을 구한다. 이곳에 와 목회를 한다는 목사님도 오고, 좋은 곳에 암자를 세운 스님도 오셔서 인사를 한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 네팔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오전 시간을 보냈다.

 

 

이곳의 호텔은 대부분 주인이 따로 있고, 세를 얻은 사람이 운영을 한다. 산촌다람쥐 이 사장은 식당과 붙어 있는 호텔(피스 강가)을 내년 1월 중순부터 세를 내어 운영한다고 한다. 찾아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 불이익을 당했던 지난 일을 생각하면 아주 잘된 일이다.

 

 

동기들 셋이 나가서 기념이 될만한 휘장을 만들었다. 세 사람 이름을 써 넣어 나누어 갖은 것. 나보다 보름이나 일찍 네팔로 와, 돈이 떨어졌다고 징징 우는 친구들을 위해 제작비 750루피는 내가 지불했다. 헌데 재봉틀을 움직이는 친구가 우리 이름을 무척 어려워한다. 마치 그림을 그리듯 써내려간다. 휘장 세 개 만드는데 무려 7시간 정도가 걸렸다.

 

 

오후엔 이 사장이 김치를 담궈야 한다기에 버스를 타고 재래시장으로 갔다. 사실 여행의 즐거움은 이런데 있다. 관광 온 외국인들을 위한 뻔한 코스보다 토착민들의 삶 그 자체와 맞부닥치는 것이 더 오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

 

 

저녁엔 거리를 배회했다. 오전에 주문한 휘장을 찾은 후, 일행 일곱이 같이 움직였는데, 어느 순간 후배 넷과 우리 동기 셋이 헤어졌다. 나는 동기들과 그럴 듯한 레스토랑에서 위스키 몇 잔을 먹은 후 나왔는데, 그 이후 일이 이상하게 꼬이면서 동기들은 숙소로 가고, 나만 후배들과 어울려 클럽에 가게 되었다.

 

 

2층으로 된 클럽. 우리를 제외하고 모두 서양인. 생음악을 연주하고 있는데, 계속 헨드릭슨의 음악이다. 술이 어느 정도 취한 우리는 플로어로 나가 춤을 추었다. 서양인 몇 명도 나와 함께 춤을 추었는데, 제아무리 춤이 생활화되어 있는 그들이지만 술이 취해 막춤을 추는 우리들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우며 철수하고 우리들만의 무대. 분위기 가라앉히려 크리스 크리토퍼슨의 노래 몇 곡을 신청하니, 퍼스트 기타 녀석은 좋다고 하는데 싱어가 거부한다. 아마 가사를 모르는 모양.

 

 

이렇게 포카라의 밤도 지나갔다. 포카라는 네팔 제 2의 도시로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하려면 반드시 들려야 하는 전진기지다. 인간이 살기에 가장 좋다는 800미터 고지에 있고, 7000미터가 넘는 설산들을 그냥 앉아서 구경할 수 있는 곳으로 트레킹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휴양 삼아 찾는 곳이다.

 

 

포카라에는 페와 호수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막고 있는 댐 하나. 호수 근처가 리버 사이드이고 포카라 공항 근처 댐 옆이 댐 사이드이다. 여행자들이 묵는 곳은 당연히 리버 사이드. 리버 사이드는 간단하다. 호수를 끼고 큰 도로가 있는데 걸어서 30분 정도면 끝까지 간다. 그 양쪽으로 식당, 숙소, 샾들이 늘어서 있다. 그 큰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신이 찾는 숙소나 식당 또는 샾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숙소 정원에 있던 꽃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빨래

 

 

 

 

 

 

 

 

 

 

 

 

 

 

 

 

 

 

 휘장을 제작한 곳

 

 

 

 

 

 

 

 

 

 국수가 그리웠다

 

 

 

 

 

 

 

 

 

 옆이 피스 강가 호텔이고 정면이 산촌다람쥐. 같이 붙어 있다.

 

 

 

 

 

 

 

 

 

 

 영자 신문을 보았는데, 궁금했던 소식 하나가 떡하니 나왔다. a매치 경기 결과. 덴마크와 비겼다. 경기 내용은 어땠을까? 귀국하기 전까지 무척 궁금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궁금한 것이 있었다. 아시아 축구 클럽 챔피언 결정전이다. 포항 스틸러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결과는 이틀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시내버스. 미니버스다.

 

 

 

 

 

 

 

 

 

 버스 안. 일단 승차하고 나면 차장이 와서 차값을 거둔다.

 

 

 

 

 

 

 

 

 

 재래시장 로타리. 삼성의 광고판이 보인다.

 

 

 

 

 

 

 

 

 

 

 

 

 

 

 

 

 

 

 

 

 

 

 

 

 

 

 

 귀여운 녀석......

 

 

 

 

 

 

 

 

 

 

 

 

 

 

 

 

 

 

 

 

 

 

 

 

 

 

 

 배추를 저울에 달아 무게를 재고 있다.

 

 

 

 

 

 

 

 

 

 돌아올 때는 택시를 이용했다. 정해진 가격은 없고 흥정하기 나름.

 

 

 

 

 

 

 

 

 

 

 

 

 

 

 

 

 

 

 돌아온 후, 빨래를 점검하러 베란다로 나갔다. 건너편 집에 살고 있는 한 여학생이 외국인 출현에 자꾸 눈길을 준다. 손을 흔들자 이 학생도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한다. 카메라를 꺼내자 자신의 할아버지를 모시고 와 함께 찍어달라고 포즈를 취했다. 이 사진 이후 내려가 만나 보았다. 이름은 핑가. 초등학생이다. 내 이름을 묻더니 '나이스 네임'하며 소리치던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다. 이후 몇 번 더 마주쳤고, 포카라를 떠나던 날,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약속하며 헤어졌다. 할아버지를 극진히 모시던 어린이로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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