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3(목)
비가 부슬부슬 오는 가운데 광릉으로 갔다. 만일 이처럼 비가 내릴 줄 알았다면 하루 이틀 연기했을 것이다. 비가 오는 숲 속을 산책하는 것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단풍놀이를 하려면 비가 온 다음날이 더 제격일 테니까. 그러나 이미 며칠 전 택일을 하고 스케쥴을 정한 탓에 미룰 수도 없는 노릇. 그냥 내달렸다. 광릉수목원 _ 공식적인 이름은 국립수목원이다.
하루 입장 인원을 5천 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며칠 전 인터넷 예약을 할 때, 평일인데도 빈 자리가 별로 없어 깜짝 놀랐는데, 오늘 가 보고 그 이유를 알았다. 단체로 시골서 올라온 버스가 줄을 이었고, 자연 관찰을 나온 학생들로 북적였다.
가을비에 젖은 숲에서 진한 자연의 냄새가 뿜어져 나와 내 온몸을 적셨다. 그러나 예상대로 극심한 가뭄 탓에 단풍이 제 색깔을 내지 못하고 있었고, 게다가 해도 없어 싱거웠다. 그래도 가지각색의 옷을 입은 나무들과 낙엽이 춤을 추고 있는 물을 바라보면서, 갈색잎을 밟으니 기분이 한결 상쾌해진다. 요즈음 부쩍 흰 머리카락이 늘고 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연의 색이 변하듯, 내 머리 위에 내려앉는 세월의 변화를 그냥 무덤덤히 받아들이고 싶다.
카메라를 목에 걸고, 뒷짐 지고 한 바퀴 서서히 도는데, 두 시간 반 정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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