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9일, 선배 혼사에 다녀와서 양재천으로 나갔다. 빗방울은 여전히 우산을 두드리고 있다. 양재천이 온통 누우런 흙빛으로 변했다. 시내를 따라 바로 옆에서 걷던 길도 물에 잠겼다.
학창 시절, 장마가 지면 집 근처 소양강으로 물구경하러 나가곤 했다.엄청난 양의 짙누런 흙물이 흘러내리면서 돼지, 수박, 때로는 소나 초가집까지 쓸려 내려왔다.양재천......페트병, 라면 컵, 비닐봉지 따위가 물길따라 내려온다.
비가 이렇게 많이 왔나? 집에서 나올 때는 이런 풍경을 생각지 않았는데.......불길은 잡을 수 있으나 물길은 막을 수 없다.자유를 찾아 떠나는 거대한 행렬이다.그리고 한번 간 물은 되돌아 오지 않는다.마치 우리의 삶처럼.
비는 소리부터 내린다. 흐린 세월 속으로 시간이 매몰된다.......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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