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1(토)
전형적인 가을날씨다.
동네서 브런치를 먹고 아내와 함께 창경궁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정문인 홍화문 뒤의 옥천교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하는 해설 투어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참가자는 아내와 나 그리고 한 사람, 이렇게 딱 세 명뿐이다.
창경궁의 정전인 명정전.
광해군 때 지어진 것으로 조선의 궁궐 정전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경복궁이나 창덕궁의 그것에 비해 규모가 작은 것은
원래 이 궁궐이 정치를 위해 지어진 궁궐이 아니라 대왕대비 등의 생활 공간으로 만든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공사 중으로 창경궁의 건축물 중 유일한 국보다.
투어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영조 일행과 마주쳤다.
현재 창경궁에선 궁궐의 일상이란 프로그램을 진행 중으로,
역사에 기록된 영조의 어느 하루를 재연하고 있다.
영조의 균역법 선포가 명정문 앞에서 펼쳐졌는데,
원래는 명정전 앞에서 벌어질 일이다.
고궁 프로그램이 점점 세련화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행사는 전체적으로 약 30분 정도 펼져지는 것인데 우리가 본 이 장면은 마지막 코스다.
이 장면을 구경한 후 다시 모여 해설을 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해설사가 행사 구경하라며 사라졌다.
따라서 오늘 해설은 10여 분의 시간으로 끝.
자원 봉사인지 보수를 받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책임의식이 전혀 없네.
상부에 기를 꽂아 바람의 방향을 재던 구조물.
해시계
서울의 4대 궁궐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 창경궁이고,
특히 단풍이 물들면 더욱 그러하다.
아직은 이른 시기.
성종 태실비와 태실묘
내전의 한 공간인 양화당.
인조가 병자호란 때 굴욕을 겪고 난 후 한동안 이곳에 칩거하며 마음을 달랬다.
그후 청의 사신이 올 때마다 병환을 핑계로 이곳에 머물며 마중나가는 것을 피했다.
통명전 옆의 연지.
통명전 뒤에 샘터가 있는데, 그 물이 넘치지 않도록 가두어 두던 곳이다.
장희빈이 인현왕후를 저주하는 기이한 사건들을 일으켰던 바로 그 장소다.
왕비의 침전이었던 통명전.
영조가 왕비를 간택하기 위해 경순왕후 김씨를 면접하던 그날의 일을 재연하고 있었다.
천문을 관측하던 관천대.
얼마 전 부비동염(축농증) 수술을 했다.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했으니 수술과정에서 겪은 고통은 없었으나,
지혈을 하기 위해 코에 쑤셔넣은 솜 때문에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입으로만 숨을 쉬는 것이 이렇게 고통스러울 수 없다.
비박산행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건만,
산행이 불가능한 컨디션이다.
아내와 두 시간에 걸쳐 창경궁을 산책하고 동대문으로 자리를 옮긴다.
동대문에서 쇼핑을 끝내고 디자인플라자로 자리를 옮겼다.
특별히 두 곳에 사람들이 운집해 있었다.
패션 쇼 하는 곳, 그리고 하이라이트가 라이브 공연하는 곳.
그러나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는 아직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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