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가까이 신었던 같은 이름의 등산화가 사망하는 즉시 새로 구입했다.
등산은 결국 걷는 운동이기 때문에
산행 시 등산화보다 더 중요한 장비는 없다.
그런데 사람마다 모두 서로 다른 발 모양을 갖고 있을 터인 즉,
각자 생각하는 가장 편한 등산화가 같을 수는 없다.
발등이 높고 발폭은 넓으며 둘째발가락이 길고 게다가 평발인 나에게 있어
한바그만큼 편한 등산화도 없다.
우선 네 시간 이상 걸어도 발바닥에 불이 안 나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인터넷 구매를 한 후 물건을 받아 보고 깜짝 놀랐다.
예전 것은 가죽 부분이 스웨이드였는데 이번 것은 누벅이다.
나머지 부분은 예전 것과 동일하게 코듀라.
내가 이 등산화에 바라는 것은
3계절 트레일도 걷고, 비박산행도 하고, 해외 장기여행 때도 신을 수 있는 그런 등산화다.
분명 지난 두 번의 구매 시 한바그 뱅크스 GTX는 스웨이드를 중심으로 한 비교적 가벼운 체급이었는데,
이번에 WIDE란 이름을 덧붙이면서 다소 체급이 올랐다.
내가 겨울용으로 신고 다니는 알라스카의 동생 뻘 쯤 되는,
중등산화에 가까운 모습이다.
나중에 판매처 홈페이지를 차근히 살펴 보니
내가 원래 목적했던 것이라면 알타이 GTX를 선택했어야 했다.
물건이 도착하고 3일 후 가은산 비박산행 시 신고 나갔다.
전혀 길들이지 않은 채.
기대했던 것처럼 매우 편안하다.
예전 것은 앞 부분의 폭을 조금 늘리기 위해 안에 무엇인가를 일주일 정도 넣어 두기도 하고,
평상 시 몇 번 신어 보면서 길을 들였는데,
와이드란 이름으로 나온 이번 것은 전혀 길들이지 않았는데도 편안하게 등산을 마칠 수 있었다.
역시 마음에 든다.
원래 내가 원했던 모습이 아니라 찝찝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좋은 친구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산을 오르내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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