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8.13(토)
광복절로 이어지는 연휴 기간을 이용해,
후배들과 함께 용인등봉 문지골과 응봉산 용소골을 잇는 비박산행을 다녀온다.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두어 왔던 문지골 용소골 비박산행을 이번에야 실현한다.
우리는 어젯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문지골 입구에 도착해 자리를 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8시 경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계획은 이러했다.
문지골을 다 오른 다음, 임도를 거쳐 용소골로 내려서 그 꼭대기에다 텐트를 치는 것이다.
그리고 내일은 편안하게 하산을 완료하기로 한다.
우리가 문지골로 오르기 위해 준비를 하는 동안
비박 배낭을 메고 용수골로 오르는 몇 팀을 바라본다.
용인등봉은 두 개의 계곡, 문지골과 괭이골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문지골 왼쪽에는 줄미등봉이 있고, 줄미등봉과 응봉산 사이에 용소골이 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산이 응봉산이라,
문지골을 응봉산 문지골이라 부르기도 한다.
약 6km의 거리다.
여름엔 늘 계곡으로 비박산행을 다니곤 한다.
많은 계곡을 다녀 보았지만 문지골만큼 원시 상태를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은 드물었다.
그러나 그만큼 산행하기에는 불편한 곳이었다.
뚜렷하게 등산로가 나 있지 않은데다 안전 시설이 돼 있지 않아,
힘들게 오르내리는 곳이 몇 군데 있다.
이날 우리가 산행 중 만난 등산객은 연휴인데도 단 7명이다.
금년 여름은 유난히 덥다.
그 더위가 이곳까지 전해진다.
계곡을 걷고 있는데도 더위를 느낄 정도다.
거의 한 시간마다 풍덩 계곡 속으로 빠져든다.
그래도 물에 젖은 등산복이 10분이면 다 마른다.
환상적인 소가 하나둘이 아니다.
알탕을 즐기기에 너무나 좋은 계곡.
물에 들어갈 때마다 닥터 피시를 만나고,
계곡물에 맡겨진 온몸은 행복으로 떤다.
점심은 골뱅이무침국수
문지골에는 모두 여섯 개의 폭포가 있다.
그리고 그 폭포마다 제1, 제2 폭포.......이름이 있다.
그러나 실제는 크고 작은 폭포들이 너무 많아 그 이름을 따라 확인하기가 어렵다.
위 폭포는 마지막 폭포인 6폭포로 길이가 35미터에 이른다.
요즈음 계속되는 폭염으로 비가 온 날이 적지만 그래도 폭포는 떨어진다.
계곡을 7,80% 오르고 마지막 깔딱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일행 중 한 명이 점심 시간 중 잠시 자리를 옮기다 미끄러져 허리를 다쳤다.
산행을 계속하기 어려웠다.
의논 끝에 이곳에 잠자리를 펴고,
내일 아침 상황을 보아 계속 가든지 아니면 하산하든 결정하기로 한다.
이때가 오후 3시 30분이었다.
만일 내일 계속 걷는다면 상당히 긴 여정이 될 것이다.
저녁을 마치고 각자 물놀이를 하다 비주류파는 일찍 잠이 들고,
주류파는 술 몇 잔을 돌리고 있었다.
6시가 되었을 즈음 느닷없이 여섯 명의 산객이 나타났다.
석개재에서 출발했는데, 문지골로 내려간다고 한다.
행색을 보아 하니 한 사람은 슬리퍼를 신고 있었고,
헤드 랜턴을 준비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정수한 물을 주고 사과 하나를 건네니 무척 고마워하는 눈치다.
어두워지기 전, 빨리 내려가라고 재촉했는데 계속 걱정으로 남았다.
하산한 후 뉴스 검색을 해보니 무사히 하산은 한 모양이다.
낮에는 더위가 계곡을 이기더니 해가 지니 힘을 못 쓴다.
목욕재계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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