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7(토)
밤새도록 내린 비가 아침이 되어도 그칠 줄 모른다.
우산을 들고 산책을 나선다.
주차장에서 가깝기 때문에 어제 우산을 들고 섬으로 올 수 있었다.
바람과 비를 걱정해 타프를 낮게 설치했다.
비는 생각보다 조금 더 내렸지만 비가 잘 스며드는 곳이었고,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아 불편하지 않았다.
해가 조금이라도 나왔더라면 멋진 경관을 보여주었을 텐데......
무척 아쉽다.
주말이면 복잡하게 사람들로 붐빈다고 했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이 큰 섬 안에 10여 명만이 만추를 즐기고 있다.
어라? 토끼 한 마리가 보였다.
눈이 마주쳤는데도 도망가질 않았다.
또 한 마리......
상당히 가깝게 접근하자 그제서야 줄행랑을 놓는다.
사람들에게 얻어먹는 것이 버릇이 되어
나름 기대하면서 나를 기다렸나?
만추 晩秋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던 이날의 분위기.
낙엽은 떨어지고 가을비는 사박거리고......
한때는 왕성하게 황금빛으로 찬란했을 은행나무.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우리의 삶 역시 그러하겠지.......
이렇게 은행잎을 뒤집어쓰고 잠들 날이 또 있을까?
어젯밤 버너를 빌릴 때 아침에 돌려주기로 했다.
커피 한 잔까지 마시고 돌려주니 텐트 안에 있기가 무료하다.
텐트 주위를 한 바퀴 더 돈 후 철수하기로 한다.
지금까지 비가 세차게 온 것은 아니지만
이 순간 빗줄기가 무척 가늘어졌다.
철수를 결정하고 텐트부터 걷는다.
아듀 강천섬!
주차장에 닿으니 어제는 없던 주차요원이 얼굴을 내밀고,
이틀치 주차비 8천 원을 요구한다.
비오는 가을날 1박2일의 강천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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