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5(일)
자하곡매표소(2:20)- 1등산로 갈림길(3:00)- 배바위(5:15)- 비박지(5:30)
창녕의 화왕산으로 비박산행을 나선다.
오래 전부터 비박산행 예정지로 메모해 두었던 곳이지만,
워낙 거리가 멀어 차일피일 미루어 오다,
금년 가을엔 단풍 산행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보내고 있어,
큰맘먹고 다녀오게 된다.
승용차를 이용한 나홀로 비박산행이다.
자하곡매표소 안의 주차장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만차로 문을 닫았다.
주변 도로도 엄청나게 밀려든 차량으로 혼잡하기 이를 데 없다.
몇 바퀴 돌다 매표소 정문에서 20여 분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들어갔다.
원래 계획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택시를 이용 관룡사에 간 다음 관룡산을 넘어 화왕산에 오르는 것이었다.
그러나 주차 때문에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시간이 흘러
바로 화왕산으로 올라간다.
매표소 안으로 들어가니 주차장은 물론 도로에도 이처럼 차들이 빼곡하다.
모처럼 날씨 좋은 휴일을 맞아 화왕산을 찾은 산객들이 엄청나다.
대부분 2코스로 하산하고 있었는데,
비박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들도 꽤나 눈에 띈다.
화왕산을 오르는 세 개의 코스 가운데
암릉 코스인 1코스를 택한다.
1코스 방향으로 진행하다 전망대 표지를 보고 꺾어지면 암릉 코스다.
뒤를 돌아보니 창녕 시내가 조망된다.
코스 초입에 자하정이란 정자가 있다.
정상 방향
남쪽 이 지방엔 아칙 추색이 물들지 않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번 주말엔 미세 먼지로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있었다.
그러나 미세 먼지는 어제 오전으로 막을 내리고 푸르른 가을 하늘이 열렸다.
정상 부근의 억새 군락지가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 코스로 오르는 사람은 거의 없고 간혹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등짐을 보고 입을 벌린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암릉 능선을 걸어야 멋진 조망 볼 수 있는 것을.
억새밭이 이제는 확실하게 눈에 들어온다.
창녕...... 나는 창녕 성씨다.
내가 오를 길.
그냥 보면 입이 벌어지지만 그래도 다가가면 길은 있다.
맨 왼쪽 봉우리가 정상이다.
서서히 저녁 물감이 들어간다.
노을빛을 받고 있는 토평천과 낙동강
맨 왼쪽이 정상이다.
앞에 산불감시초소 그리고 오른쪽에 배바위.
배바위 밑 헬기장이 오늘 밤 머무를 곳이다.
넌출넌출 춤을 추는 능선들이 환색을 하고 있다.
화왕산성의 성벽이 왼쪽 능선을 따라 이어지고 있고,
억새는 지는 해의 빛을 받아,
붉게 또는 은빛으로 춤을 추고 있다.
화왕산 억새는 움푹 들어간 정상 부위 드넓은 지역에서 춤을 춘다.
산성의 축성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주변에서 진흥황순수비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가야 시대로 추정하는 학자들이 많다.
달은 뜨고
해는 진다.
뜨는 놈은 서슬이 퍼렇고
지는 놈은 따사롭다.
비박지에 도착했을 때 상당한 바람이 불었다.
동쪽과 서쪽을 번갈아 가면서 황홀경에 빠졌을 때,
찬바람이 옷깃에 스쳐 으스스해진다.
서둘러 텐트를 치고 오늘의 산행을 자축한다.
토요일에 집안일이 있어 일요일과 월요일에 걸친 비박산행을 왔다.
아마 토요일에 왔더라면 자리잡기가 무척 힘들었을 화왕산 헬기장,
단독으로 텐트를 치고 가을밤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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