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9.6(일)
어젯밤부터 비가 계속 내렸다.
가을비는 장인의 나루밑에서도 피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쏟아지는 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행동의 제약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닭죽과
짜장밥
원래 계획을 수정하기로 한다.
개인산을 거쳐 내려갈 예정이었으나 어제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기로 한다.
명색이 방태산인데
휴양림에서 묵는 몇 사람 이외는 산행객이 전혀 없다.
우리도 덩달아 게을러졌다.
11시 40분이나 되어서야 하산을 시작해,
다섯 시간 후 원점에 도달한다.
가을비 머금은 야생화들이 더욱 싱싱해졌고,
그 모습을 보는 우리 마음도 그만큼 상큼해졌다.
자켓과 오버 트라우저를 입어 산행이 불편했지만,
안개가 잔뜩 물든 숲은 나름 운치가 있었다.
어제 다친 무릎을 달래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분명 어제 왔던 길인데도 전혀 새로운 길처럼 느껴졌다.
보이는 풍경이 달랐고, 어제 못 보던 것을 새로 본다.
이렇지 않았더라면 하산길은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어제 만났던 꽃들에게 재회의 인사를 보내고,
어제 절했던 이 산의 주인들에게 또 한번 절을 한다.
당귓물에
라면과 국수.
먹어 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말굽버섯
계곡의 돌들이 너무 미끄러워,
몇 곳에서 다른 길을 택했더니 절벽으로 내려가란다.
이제 다 내려왔다.
어제 오늘 수고한 발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니,
피로가 저만치 물러간다.
개인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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