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14(토)
거부할 수 없는 유혹- 고향 산악회에서 설악산으로 비박산행을 간다고 한다.
송암산 심마니 터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화채봉에 오른다고 하는데,
어찌 따라나서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결과는 엉망이었다.
부푼 마음을 안고 양양으로 향했으나
여러 요인으로 인해 아쉽게도 심마니 터에 그냥 주저앉고 만다.
서울에서 산우 둘과 함께 출발해 미시령을 넘는다.
비박산행을 하면서 찾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었던 설악산_
설레는 마음으로 설악의 줄기를 바라본다.
역시 좋다 설악산은.
(클릭하면 확대 화면)
탑신에 새겨진 정교한 조각상을 보고 놀라고,
이 탑이 국보임에 또 놀란다.
이 탑이 있는 곳에서 조금 더 들어간 곳에 있는 진전사는 새로 지은 사찰이다.
산행 들머리인 둔전골의 미소.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는 리더가 오기 전,
일행들이 모두 어슬렁어슬렁 둔전계곡을 따라 걷다 보니 들머리를 지나친다.
계곡의 수량은 풍부하고
드러누워 하늘을 볼 수 있는 넓직한 바위들이 끝없다.
둔전계곡이란 이름답게 천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나,
양양군에서 이 계곡을 대대적으로 개발해 관광지화할 계획이라니 듣던 중 반갑지 않은 이야기다.
송암산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나무가 많고,
따라서 가을이 되면 송이버섯 채취 때문에 입산이 금지된다.
바로 그 털보네 집. 들머리의 기준점이 된다.
리더인 후배는 이 산을 자주 찾았는지 털보와 안면이 있어 담소를 하고,
털보 못지 않게 유명한 그 덩치 큰 개도 등장해 있다.
고압선 주의_ 그러나 실상은 나이론실로 꼰 줄 위에 걸친 경고기, 한 편의 코미디.
산행기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그 나무의자
깊은 산이고 산행객들이 별로 찾지 않는 루트이지만,
산행로는 비교적 또렷하게 나 있다.
작은 계곡을 하나 지나면서 길은 둘로 나뉜다.
왼쪽길은 가파르고 지름길, 오른쪽길은 왼쪽길보다 완만하지만 돌아가는 길.
오를 때는 오른쪽길, 내려올 때는 왼쪽길을 이용한다.
완만한 길이지만 계속 오름질에 조망은 없고 날씨는 무더우니 죽을 맛이다.
앞으로 여름철 산행을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된다.
구입하고 처음 메고 나온 그레고리의 발토로65.
첫 느낌은 좋지만,
앞으로 10여회는 더 사용해 보아야 확실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여름철 주력 텐트인 엠에스알의 카본 리플렉스2로 이번 여름엔 오늘이 첫날이다.
상당히 넓은 평탄지가 있어 아홉 동의 텐트를 설치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텐트 설치를 끝낸 후 숙영지 바로 위에 있는 제단에 가 본다.
통상 심마니 터라 부르지만 무속인들의 제단이 있는 곳이다.
아마 터가 좋아
무속인들도 오고 심마니들도 왔을 것이다.
바로 옆에 샘터도 있지만 가물어서 말랐다.
옆에서 가느다란 물줄기가 흐르고.......
모두 자신이 먹을 만큼만 준비해 와 나누어 먹으면 될 것을,
너 나 할 것 없이 상대방 음식도 준비해 오니,
언제나 먹을거리는 넘쳐난다.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철수해,
우리 동네 텐트촌에서 한 잔 더 기울이고.......결국 다음날 아침 화근이 된다.
'산과 길 > 백패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산길 4코스 큰사랑산길 백패킹 1일 (0) | 2014.07.28 |
---|---|
송암산 심마니 터 백패킹 2일 (0) | 2014.06.25 |
제주도 백패킹 6일(2) 우도를 돌아보고 서울로 (0) | 2014.05.15 |
제주도 백패킹 6일(1) 아듀, 협재 금능해변 (0) | 2014.05.13 |
제주도 백패킹 5일(2) 협재 금능해수욕장에서의 야영 (0) | 2014.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