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3.27(목)
제주공항에서부터 걸어 네 시간만에 이호테우해변에 도착한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해수욕장이지만 조용하다.
평일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제철이 아니라서 그런가.
대부분의 가게들은 문을 닫았고 사람은 드문드문 눈에 띈다.
해수욕장 입구에 들어서니 금세 눈에 들어오는 야영장.
두 가족이 대형 텐트를 쳤는데, 내가 도착하자마자 철수하기 시작한다.
잔디 위에 텐트를 세울 수 있고, 근처에 화장실 취사장이 있다.
야영장 위로 비행기가 뜬다.
잠들기 전까지 저 소리를 2,30분마다 들어야 했다.
물론 잠 자는 시간에도 떴겠지만 세상 모르고 잤다.
이호테우해변의 상징인 빨간 말 등대, 하얀 말 등대.
트로이목마를 연상케하는 디자인이다.
텐트를 세운 후 10여 분 거리에 있는 상가 밀집 지역에 가 오늘 저녁의 먹을거리를 준비해 온다.
대부분의 음식점은 문을 닫았고, 두 개의 편의점만 문을 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등 뒤로 노을이 물들어 자꾸만 뒤돌아 본다.
며칠 후 묵게 될 협재해수욕장 노을이 이쁘다는 것은 알지만 여기도 못지 않구나!
빛이 사라지고.......빛이 들어오고.......
준비해 간 즉석 북어국 그리고 연어통조림이 오늘의 주양식이다.
집을 떠난 자는 외로움이 깊다.
술 한 병이 모자라 다시 편의점으로 간다.
5년 전 처음 제주올레를 일주일 넘게 걸었다.
걷는 기쁨을 알고 나니 제주는 또다른 세상이 되어 내게 다가왔다.
그때 함께 한 동반자가 한라산소주였고 그 산뜻한 맛에 매료되어 매일 취해 있었다.
오징어땅콩을 곁들여 먹는 한라산......며칠 동안 제주를 걸을 생각을 하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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