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9.21(토)
용문산 자연휴양림(2:50)_ 헬기장(4:27)_ 백운봉 정상(5:35)
용문산 백운봉으로 간다.
오늘의 목적지는 백운봉 정상에 있는 전망데크로 텐트 딱 한 동 칠 수 있는 공간이다.
고로 선택의 여지 없이 나홀로 비박산행이다.
양평까지 지하철을 이용해 간 다음, 택시로 자연휴양림 내 들머리로 향한다(5700원).
흔히들 백운봉을 한국의 마터호른이라 부른다.
세계 3대 미봉(스위스의 마터호른, 네팔의 마차푸차레와 아마다블람)이란 것들이 모두 삼각봉으로 대칭형이다.
차를 타고 가면서 그 멋진 삼각봉의 모습을 본다.
추석 연휴 기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린다.
게다가 비박배낭을 맨 사람들이 어찌 그리 많은지.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든다.
내려오는 사람들마다 붙잡고 물어 보니 여러 명이 움직이는 팀 몇이 올라갔다고 한다.
전망대 비박은 팀이 기거할 수 없어, 라이벌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걷는다.
백년약수에서 물을 보충하고 계속 진행해 백운봉 정상에 선다.
아뿔싸, 선점한 사람들이 있다.
데크에 딱 한 동 세우고 그 주변 돌밭에 텐트를 친 팀이다.
봉우리 너머 그나마 평탄한 돌밭에 자리를 잡는다.
휴양림 사무실 앞으로 통과해 들머리로 진입한다.
헬기장에서 7,8분 아래에 있는 백년약수터.
이날 날씨가 만만치 않게 더웠다.
초입부터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와 이곳에서 시원한 약수 한두 잔 먹으며 늘어진다.
헬기장, 3년 전 이곳에서 잠을 잤다.
당시 나는 먼저 와 있었고 일행들은 한밤중에 올라왔는데,
그들을 마중하러 나갔다가 이 헬기장 바로 아래 숲에서 산에 다니며 처음으로 멧돼지를 느꼈다.
풀을 헤치고 내달리는 소리가 마치 바람을 가르는 쏜살 같았고,
뛰어가는 소리는 지축을 흔들었다.
왼쪽이 오늘 묵게 될 백운봉 그리고 오른쪽 시설물 있는 곳이 용문산 정상
헬기장이 이제 꽤 멀어진다.
내가 저곳에 다다랐을 때 비박배낭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던 세 사람을 만났는데
그새 텐트를 친 모양이다.
오면서 계속 확인을 한다.
여섯 명이 먼저 갔는데 그들은 장군봉 근처 헬기장에서 잘 것이라 사람들이 전해준다.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왔는데, 아뿔싸 정상에 텐트가 있다.
정상은 돌밭이라 데크에 텐트 딱 한 동만 칠 수 있는데 그들은 어찌어찌 세 동이나 펼쳤다.
그래도 조망은 즐겨야지
이제 방법이 없다.
정상 너머 돌밭에 자리를 잡는다.
이날 백운봉 정상 근처에서 비박을 한 사람은 대략 20여 명 정도다.
내가 텐트를 치고 있는 동안에도 사람들이 지나갔고,
한밤중에 잠시 밖으로 나오니 그때 올라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정상 바로 아래 길목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상황을 설명해 준다.
알파미로 밥을 짓다.
야심만만하게 준비해 온 스팸 싱글.
80그램씩 포장 되어 있어 아주 적절한 양이라 생각했는데.......
맛이 그닥.......실패다.
3년 전 헬기장에서의 비박은 이러했다.
황홀한 노을을 맞이했다. 그러나 그 색깔만 느꼈지 노을과 어우러진 풍광은 보지 못했다.
헬기장에선 서쪽을 바라보는데 장애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름달과 어우러진 멋진 밤을 보냈다.
그날을 생각하며 오늘 더할 나위 없는 추석 특집 비박산행을 꿈꾸었다.
전망대 데크 위에서.......
그러나 현실은 돌밭이어서 등이 쑤시고 하늘엔 구름이 끼어 달이 보이지 않는다.
....... 그래도 산 속의 밤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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