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6.1(토)
산행로 입구(2:50)_ 정상(5:13)- 비박지(6:25)
한 달 보름만에 비박산행을 한다.
스페인 여행도 여행이지만, 몇 가지 이유로 입산을 하지 못했다.
어느 곳으로 갈까 궁리했다.
경춘선, 접근성, 휴식, 서너 시간의 산행, 잣나무숲, 나홀로비박.......
가평의 청우산으로 결정했다.
산행 들머리까지는 청평역에서 택시를 이용했다(1만 원).
육천유원지에서 정상에 올랐다 청오사 방향으로 하산하며 잣나무숲에 텐트를 치기로 했다.
택시 기사가 육천유원지를 모른다.
가평군에서 나누어 준 산행지도를 보고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일반적인 청우산 등산 들머리인 광성교회 옆 계곡 상류 지점이다.
택시에서 내려 뒤돌아보니 도로표지판엔 녹수계곡로로 표기되어 있다.
상당히 잘 발달된 계곡이다.
택시를 타고 오며 강가에 앉아 있던 서양인 넷을 목격.
잘도 찾아 돌아다닌다.
들머리로 들어서면 나무들이 울창하다
계곡 물소리 또한 요란하고
산 아래 1/3 정도는 계곡을 따라 산행한다
누군가 줄을 준비해 두었다.
이후 산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국망봉 제 2등산로 못지 않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에 길은 무척 가파르고.......힘겹게 올랐다.
내가 오른 이 길은 일반적으로 잘 다니지 산행로다.
그래서 혹시 길이 확실하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정상으로 오르며 내려오던 부부 한 쌍과 마주쳤다.
정상에서 단체로 온 산행객 20여 명과 마주쳤다.
사실 조망이 별로인 산이기 때문에, 산행객이 없을 줄 알았으나 그렇지 않다.
정상 높이는 619, 청계산보다 1미터가 높다.
푹푹 찌는 날씨, 정상에서의 비박, 잠시 유혹에 빠졌다가 다시 길을 나선다.
하산로는 두 길이다.
갈래능선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
비박지 접근을 위해 후자를 택했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 길은 시원하나 산행로 곳곳이 망가졌다.
계곡물에 길이 무너져 아슬아슬한 외길을 따라 걷는 곳이 몇 군데 있다.
잣나무숲으로 들어갔다.
이미 두 팀이 텐트 너덧 동을 세워 놓고 동네를 이루었다.
나도 한켠에 텐트를 세운다.
오늘 이미 산행을 모두 마쳤으니, 내일 오전까지 푹 숲에 빠져 있어도 되리라.
두 해 전부터 계속 괴롭히고 있는 기관지.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여행 초기,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모른다.
그럭저럭 끝내고 와 약간의 두려움 속에 오늘 산행에 나섰다.
숨이 가쁘긴 하지만 중간에 포기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비박 산행을 더욱 부지런하게 다니라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련다.
북어국 누룽지탕에 간단한 반찬들,
기분좋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스페인에서 갖고 온 하몽을 안주 삼아 술 한 잔.
이게 아마 100gr이지? 위가 작아졌는지 이 양도 많다.
한 달 보름만에 갖는 숲에서의 잠자리.
바로 몇 발자국 옆에 있는 계곡 물소리가 요란하다.
행복한 잠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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