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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비박산행

계방산 비박산행 1일

 

 

 

2013.1.19(토)

 

 

 

운두령(2:40)_ 비박지(5:10)

 

 

 

 

 

 

 

서울에서 10시 10분에 출발한 버스가 고속도로를 피해 달렸지만,

예상 시각보다 한 시간 가까이 늦게 진부터미널에 도착했다.

서둘러 점심을 먹고 출발점인 운두령으로 향했는데,

택시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2만 3천 원).

 

 

계방산......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높이 1577m.

그러나 1089의 운두령에서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 산이다.

오래 전부터 이 산에서 비박을 하려 계획했으나 여러 이유로 미루다

오늘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며칠 전부터 일기예보를 보며 주시했는데 오늘 그리 춥지 않은 날씨다.

아주 오랫만에 나홀로 비박산행에 나선다.

 

 

 

 

 

 

 

 

 

 

쌓인 눈이 무릎에 닿았다.

산행로가 좁게 나아 있어 마주오는 사람이 있을 경우 비켜서기가 힘들다.

이 코스는 보통 오르는 사람들만 이용하는데 의외로 내려오는 사람들도 꽤나 많았다.

 

 

 

 

 

 

 

 

 

 

 

 

 

 

 

 

 

 

 

 

 

 

 

 

 

 

 

 

 

이런 풍경이 나는 좋다.

내 온 신경세포가 파닥파닥 요동을 치는 느낌을 받는다.

 

 

 

 

 

 

 

 

 

 

 

 

 

 

 

 

 

 

 

 

대략 중간이 되는 지점이다.

의외로 늦게 내려오는 사람들과 자주 얼굴을 맞댔는데, 여기서부터는 걷는 사람이 뜸했다.

내려오던 한 사람이

정상 부근에 바람이 몹시 심하다고 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래서 이곳부터 바람이 불지 않는 대피 장소를 확인하며 올랐다.

 

 

 

 

 

 

 

 

 

 

그 중간 지점이 쉼터 역할을 하는데,

산행객들이 흘린 음식을 먹어서인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가까이에서 맴돌고 있었다.

 

 

 

 

 

 

 

 

 

 

 

 

 

 

 

 

 

 

 

 

 

 

 

 

 

 

 

 

 

 

 

 

 

 

 

 

 

 

 

해가 지고 나서 텐트를 설치하는 것은 딱 질색이다.

그래서 10시 10분 차를 택했건만, 결국은 11시 차를 탄 셈이 되었다.

옅게 물드는 하늘을 보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이날 대체로 따스한 편이었는데, 이 순간부터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고 있었다.

 

 

 

 

 

 

 

 

 

 

 

 

 

 

 

 

 

 

 

 

 

 

 

 

 

 

 

 

 

 

이곳에 이르니 마음이 놓였다. 이제 전망대까지 얼마 남지 않은 거리다.

그러나 조망은 별로다. 안개가 짙게 드리웠다.

날씨가 따스한 탓이리라. 역시 겨울은 추워야 제맛이다.

 

 

 

 

 

 

 

 

 

 

 

 

 

 

 

 

 

 

 

 

 

 

 

 

 

 

 

 

 

 

 

 

 

 

 

 

 

 

 

전망대

 

 

 

 

 

 

 

 

 

 

 

 

 

 

 

 

 

 

 

 

 

 

 

 

 

 

 

 

 

 

올라오며 산행객들에게 확인했을 때, 텐트가 전혀 없다고 했는데,

비박할 곳에 이르니 이미 텐트 두 동이 설치되어 있었고,

또다른 일곱 명의 무리가 나와 함께 도착했다.

그래도 이곳엔 공터가 넓어 내가 누울 공간은 충분하다. 한켠에 내 자리를 마련하다.

 

 

 

 

 

 

 

 

 

 

서둘러 텐트를 설치하고 텐트 문을 여니 노을이 안개 속에 퍼져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어둠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산 속의 어둠은 도둑같이 온다.

 

 

 

 

 

 

 

 

 

전혀 춥지 않을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다.

텐트 안 온도를 보니 영하 12도. 그러나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바람이 없었다는 것.

이곳에서의 비박을 결정하고 가장 걱정했던 것이 바람이었다.

그런데 이 허허벌판에 고작 바람 한 녀석 한 녀석이 몰래 다가와서는 힘겹게 텐트를 두드리고 도망간다.

 

 

이웃한 텐트에서 떠드는 이야깃소리가 찬 공기를 뚫고 크게 들려온다.

그래도 혼자이니까 좋다. 외로우니까 좋다.

그렇게 산행을 싫어하는 아내가 오늘, 동호회원들에 이끌려 삼성산에 올랐다.

결과를 물으려 했지만 통화 불능 지역이다.

침낭 안에 누워 이런저런 망상과 꿈 속에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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