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화)
계란재(12:30)_ 삼거리(12:56)_ 옥순봉(1:20)_ 점심(1:25-2:00)_ 삼거리(2:30)_
구담봉(3:00)_ 삼거리(4:05)_ 계란재(4:30)
산행 들머리인 계란재공원지킴터.
추석 연휴와 샌드위치 휴일을 맞아 장모님, 아내 그리고 막내처제 가족과 함께 단양 여행을 떠났다.
충주에서 단양으로 향하던 중, 나는 계란재에서 내려 산행을 하고 다시 가족들과 만나기로 했다.
이곳 대중교통편이 불편한지 산행을 온 자가용들이 도로 양쪽에 긴 줄을 만들었다.
토정 이지함 선생이 옥순봉 앞에 있는 금수산에 올라 이쪽 지형을 보니
마치 금계가 알을 품은 형상처럼 보였다 하여 계란재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제천시와 단양군의 경계선이기도 하다.
산행 초입은 평탄한 길로 시멘트 도로와 흙길을 넘나들며 걷는다.
어느 곳을 택하든 그곳까지 갔다가 이곳 삼거리로 다시 와 다른 봉우리로 가야 한다.
나는 옥순봉을 먼저 다녀오기로 했다.
물론 구담봉과 옥순봉을 연결하는 등산로가 산행객들에 의해 만들어지긴 했으나
공식적으로는 입산금지 지역이다.
충주호 유람선을 타고 가며 구담봉 옥순봉을 바라보노라면 그 절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깎아지른 듯이 하늘을 향해 솟은 저 봉우리들을 어떻게 오르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그 뒷길이 있다.
앞에 보이는 것이 구담봉, 뒤는 말목산.
높지도 않고 적은 면적의 산이지만,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특출한 경관을 그려준다.
옥순봉을 오르며 왼쪽으로 볼 수 있는 제천시 계란리 괴곡리 원대리 방향.
푸르고 흰 여러 개의 봉우리가 마치 죽순처럼 솟아 있다 하여 붙여진 옥순봉
옥순봉 정상에서 보니 바로 앞에 갈래능선이 있다.
내려갈 때 가 볼 생각.
호수 건너편에 왼쪽으로부터 금수산 가은산 말목산이 줄지어 있다.
호수 끝 왼쪽이 말목산 오른쪽은 제비봉, 두 산 사이에서 조그맣게 보이는 산은 소백산.
옥순봉 정상에서 외진 곳을 찾아 충주에서 사 온 김밥 두 줄로 점심을 먹었다.
이런 경관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과연 우리나라에 있단 말인가?
청풍호반을 따라 유유히 오가는 유람선과 간혹 나타나는 고기잡이배가 입맛을 돋구어 준다.
적당히 따스한 날씨, 청풍호반을 미끄럼타며 올라온 상큼한 바람을 맞으며 특식을 한다.
옥순대교와 오른쪽에 있는 옥순봉쉼터.
충주를 떠날 때 아내 차의 내비게이션에서 계란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옥순봉쉼터를 목적지 삼아 떠났더니 저곳에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그냥 쉽게 옥순봉을 찍었어야 했는데....... 어쨌든 덤으로 멋진 곳을 드라이브하고 이곳으로 왔다.
점심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 정상 바로 앞에 있는 갈래능선길을 잠시 걸었다.
충주호가 바로 앞에 펼쳐진다.
아름답고 아름답도다 라는 말 이외에 무슨 표현이 필요하리오.
이 지역의 산들은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이 빼어난 산세를 자랑한다.
풍류를 즐겼던 우리 시인묵객들이 이곳을 그냥 지나쳤을 리가 없다.
이이 이황 김만중 등이 이곳을 즐겨 찾았고, 단원 김홍도가 옥순봉을 겸재 정선이 구담봉을 그렸다.
아마 보름 정도 지나 나무들이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면 더 장관이리라.
옥순봉 정상, 정상목이 자그마하게 보인다.
삼거리로 되돌아 와 이번엔 구담봉으로 향한다.
앞 오른쪽이 구담봉이고 왼쪽은 구담북봉.
어찌 저곳을 오를 수 있을까 생각하지만 그래도 길은 있다.
봉우리의 바위 형상이 거북을 닮았다 하여 구담봉.
앞의 봉우리를 거쳐 구담봉으로 향한다.
구담봉 건너편에는 둥지봉 가은산 금수산 말목산이 보이고 오른쪽 끝에 소백산이 아스라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광경은 구담봉이나 옥순봉 오르기 직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다.
오른쪽으로는 제비봉이 보이고
오른쪽에 보이는 제비봉, 그리고 단양으로 향하는 도로.
앞에는 청풍호반을 오가는 유람선이 뜨는 장회나루.
1985년 건설된 충주댐으로 인하여 형성된 충주호, 그러나 실제 그 호수는 제천시 청풍면에 더 많이 걸쳐 있다.
그리하여 별명이 된 청풍호.
소양강댐, 의암댐, 춘천댐이 있는 춘천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로서는
이러한 풍광을 보노라면 마치 고향에 돌아온 것같은 느낌을 받는다.
구담봉 오르는 길.
거의 직벽에 가깝지만 안전줄이 잘 설치되어 있어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7,8분 정도 오르게 된다.
헉헉거리며 오르는 도중 숨을 고를 때 코 앞에 나타난 들꽃들.
장회나루와 단양으로 향하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그리고 제비봉.
7,8년 전 제비봉을 오르며 이 지역의 산세에 놀란 적이 있다.
그리고 구담봉 옥순봉을 바라보며 반드시 언젠가는 한번 가보리라 마음먹었는데 오늘로서 그 작은 꿈을 실현한다.
구담봉 정상석 왼쪽에 높고 작은 마당바위가 있는데 그곳에 올라
나도 짝퉁 풍류객이 되어 본다.
유람선이 있는 저 자리에 우리 선조들은 나룻배를 띄우고 가무를 즐겼을 것이다.
시대에 따라 문명의 이기는 달라지겠지만
인간의 근본적인 마음가짐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맨 끝 산줄기는 월악산이다.
영봉의 특이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강원도 산골에서 자라며 나는 강원도 산만이 아름다운 줄 알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어느 곳을 가든 나름 아름답고 수려한 자태를 뽐내는 산들이 있으며,
특히 이 월악산 지역은 그 어떤 지역보다 빼어난 산들이 많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하산하며 되돌아 본 구담봉
왼쪽 높은 봉우리가 삼거리.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옥순봉.
그러나 이 자리에선 옥순봉을 바라볼 수 없다.
구담봉아 아듀!
오늘만 세 번째 밟는 삼거리
삼거리에서 단양에 있는 막내동서에게 전화를 걸어 차를 대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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