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새 한마리 쪼르르
눈 쌓인 산길을 넘어갔다
작은 새 발자국 능선을 넘어
길고 긴 순례의 길을 걸어갔다
발자국을 따라가며
새발자국 화석을 생각한다
눈 위를 맨발로 걸어간
꽁꽁 얼어붙은 발자국에는
비린 살냄새와 가냘픈 심장소리
새는 잠시 고단한 날개를 접고
적막한 눈 산을 콩콩 뛰며
발도장을 찍어보고
젖은 날개를 퍼덕였을 것이다
이른 산에 올라
먹이를 찾는 새의 눈빛과
배고픈 울음소리를 생각한다
반짝이는 은빛 발자국 옆에 누워
눈옷을 입고 날아가는
새의 모습을 찾아본다
국망봉에서,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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