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령에서, 2011년 3월 일월 아침 얼음빛 하얀, 성에꽃 흘러내린다
저 슬픈 마음 네 눈동자 속에서 흐른다
낙화를 슬퍼한 옛 시인들아, 나는 오늘
그 성에꽃들이 물이 되는 소리를 듣는가
반짝이는, 말없는, 붙잡을 수 없는 은빛 잎
창밖은 모래알이 떨고 있는 추운 아침
가질 수가 없으므로 살아 있고 아름다운
하늘과 마음만 얼지 않은 일월 한가운데
추위를 껴안고 함께 밤을 꿈꾼 소년아,
너에게 모두 보여준 만다라를 다 보았니
해가 마당에 찾아오고, 성에는 흐르는 아침
동햇가 그 엄동설한을 잊지 말고 살아라
이불을 어깨에 둘러감고 바라보던 창얼음
물이 되어 흐르는 은빛 부처, 찬란한 햇살
그때 내겐, 성에꽃을 부를 이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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