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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비박산행

문수산 비박산행 2일


2017.3.5(일)









사실 어젯밤 이곳에 텐트를 치면서 약간은 걱정을 했다.

내가 텐트를 친 곳이 일반적으로 텐트를 치는 정상 부근 데크가 아니라,

한참을 더 내려온 외딴 곳이었기 때문이다.

손으로 만지니 목이 그대로 있다.

어젯밤 밤새도록 떠들던 대남방송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온 산하에 안개가 넘실댄다.

그 녀석들에겐 휴전선이 없다.
























































































































일출 시간에 맞추어 일어나 동네 한 바퀴 돈 다음,

아침 식사를 한다.

생각보다 많은 동네 주민들이 일찍 올라와 북쪽을 바라본다.

식사가 끝나는 대로 출발을 서두른다.


















허리보호대.

지난번 다친 허리 때문에 걱정해 갖고 왔는데 무사하다.

















































단체 산행객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서둘러 내려왔는데,

내가 잤던 곳은 이미 그들로 꽉 차 있다.


















어제 올라왔던 길을 다시 걷고 싶지 않아,

북문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아침에만 잠시 있을 것 같았던 안개가 아직도 온 세상을 덮고 있다.

그러나 긴 시간 있을 것 같은 이 안개도 곧 사라질 것이다.

마치 우리의 삶처럼.


























그저께는 잘 따르던 후배와 이승에서의 마지막 이별을 하기 위해 고향에 다녀왔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승에서의 인연에 대한 소중함을 늦게나마 깨닫는다.

늘 해맑게 웃던 후배.

그 후배가 나를 사랑했던 것의 몇 분의 일만큼이라도

나는 그 녀석에게 따뜻함을 주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 후회한들 무엇하리.

살아 있는 주변의 모든 것에 감사하고,

사라진 인연의 그림자들을 모두 그리워한다.










































북문으로 내려와 주차장까지는 걸어서 15분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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